황운하 전보·치안감 공석…검찰수사에 경찰인사 흔들?

기사등록 2019/12/24 14:04:28

황운하, 인재개발원장…일선서 한 발 물러나

후학 양성, 자기계발 등 자리로 해석되기도

울산·대전청장 거쳐…"일반적 수순" 해석도

관심지점은 '퇴직'…총선출마 시한 1월16일

'검찰 수사' 여파로 치안감 두 자리도 공석

[대전=뉴시스]강종민 기자 = 지난 9일 황운하 대전경찰청장이 대전 중구 대전시민대학에서 열린 북콘서트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2019.12.09.  ppkjm@newsis.com
[서울=뉴시스] 심동준 기자 = 내년 총선 출마 의사를 내비쳤던 황운하 대전경찰청장이 치안감 보직 인사에서 경찰인재개발원장으로 내정됐다. 그의 거취에 관한 전망과 해석이 분분한 모양새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이날 황 청장을 경찰인재개발원장으로 전보하는 등 13명 규모의 치안감 보직 인사를 냈다. 치안감은 경찰 내 세 번째 고위직으로 서울·부산·인천·경기남부를 제외한 지방청장급, 경찰청 국장급에 해당한다.

이번 인사에서 특히 주목받았던 지점은 경찰조직 내 '수사권조정 강경론자'의 대표주자 격인 황 청장 보직이었다. 이미 황 청장은 내년 총선 출마를 시사하고 명예퇴직원을 제출하는 등 조직을 떠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상황이다.

황 청장이 맡게 되는 경찰인재개발원장 자리는 치안감 보직 중에서 '일선에서 한 발짝 물러난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인재개발원은 경찰 공무원에 대한 교육훈련을 관장하는 기관이어서, 후학을 양성하거나 자기계발 시간을 갖는 자리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따라서 황 청장에게 이 자리를 맡긴 것이 그의 경력상으로 보면 물러난다는 느낌보다는 비교적 자연스러운 변경이라는 해석이 있다.

그는 2017년 7월 치안감으로 승진한 이후 울산·대전경찰청장을 거쳤는데, 지방청장을 두 번 지낸 뒤에 참모 자리로 이동하는 수순은 일반적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 대상에 황 청장이 포함됐다고 알려진 상황에서 적절성 논란 등 부담을 해소할 수 있는 방향의 인사였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황 청장 개인 입장에서도 지방청장이나 본청 국장직보다는 경찰인재개발원장 자리에 있는 편이 수사에 대비하거나 다음 행보를 준비하기에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해석도 존재한다.

검찰은 지난해 울산시장 측근 비리 수사와 관련한 청와대 관여 및 선거 개입 등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황 청장은 당시 울산경찰청장으로 이 수사 책임자였는데, 검찰은 그를 수사선상에 올려놓은 상태다.
[대전=뉴시스]강종민 기자 = 지난 9일 황운하 대전경찰청장이 대전 중구 대전시민대학에서 열린 북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12.09.  ppkjm@newsis.com
검찰 수사와 관련해 황 청장은 페이스북에 "정당하지 않은 어떤 일도 한 적이 없다", "정상적인 토착비리 수사를 존재하지 않는 선거개입 수사로 몰아가기 위해 짜 맞추기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는 글을 올리는 등 반발하고 있다.

향후에는 황 청장의 퇴직 여부가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황 청장이 내년 총선에 출마하기 위한 공직자 사퇴 시한이 선거일 90일 전인 2020년 1월16일인 까닭이다.

한편 이번 치안감 인사와 관련해 경찰 내부 일각에서는 검찰 수사가 인사를 흔들었다는 볼멘소리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황 청장의 조기 사퇴가 사실상 검찰 수사로 인해 무산, 치안감 승진 자리가 줄어든 셈이기 때문이다.

중앙경찰학교장과 경기남부경찰청 차장 등 치안감 두 자리가 공석이 된 배경 또한 검찰 수사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이는 과거 정부의 불법 정치개입과 사찰, 여론조작 등 관여 의혹으로 직위 해제된 치안감 4명 가운데 2명 자리에 해당한다.

직위 해제된 치안감 4명 가운데 2명은 이번 연말에 퇴직할 예정이며, 다른 2명은 조직에 남을 예정이라고 한다. 공석이 된 두 자리 직무는 대리자가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경찰은 치안감 5명을 승진 전보, 7명을 수평 이동했다. 기존 직무대리를 맡고 있던 김교태 경찰청 기획조정관, 남구준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장, 임용환 서울경찰청 차장은 승진해 업무를 수행한다.

또 경찰청 국장급 인사로 경무인사기획관에 김규현 보안국장, 생활안전국장에 강황수 경찰수사연수원장, 보안국장에 윤동춘 서울경찰청 경무부장이 내정됐다.

지방청장으로는 광주청장에 최관호 경찰청 경무인사기획관, 대전청장에 최해영 경기북부청장, 울산청장에 김진표 경찰청 생활안전국장, 경기북부청장에 이문수 경찰인재개발원장, 경북청장에 박건찬 울산청장이 내정됐다.

김기출 경북청장은 6개월 간 공로 연수를 떠난다.


◎공감언론 뉴시스 s.won@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