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지현 기자 = 북한이 해외친북단체를 통해 내년에 완공을 목표로 하는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개장식을 포함한 관광프로그램을 만들어 해외 투자자 등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24일 파악됐다.

대표적인 친북단체로 꼽히는 조선친선협회(KFA)는 홈페이지에 "내년 4월11~18일 김일성 주석 생일과 원산갈마 관광지구 개장식을 계기로 북한 방문을 조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북한 고위 관리들과 만남과 의복, 광업, 관광, IT, 과학, 중공업 사업 프로젝트에 관한 회의 가능성이 있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정장 차림을 요구하는 회의가 있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 방북 프로그램에는 평양, 금수산 궁전, 판문점, 공장, 협동농장, 장마당, 학교, 병원 방문 일정이 포함돼 있으며 비용은 2900유로(약 374만원)이다.

KFA는 다만 "양국관계상 특별한 절차로 인해 미국, 한국, 일본을 제외한 국가의 여권 소지자만 신청할 수 있다"며 한·미·일 국적자는 참가가 제한된다고 알렸다.

KFA는 스페인의 알레한드로 카오 데 베노스가 2000년 설립한 단체로, 베노스는 북한 노동당 국제부 산하 대외문화연락위원회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대북 사업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KFA는 이 글에서 스스로 "북한으로 통하는 관문"이라면서 "북한과의 문화, 스포츠, 과학, 사업 교량을 구축하는 수백명의 개인과 회사를 지원하는 가장 큰 국제적인 네트워크"라고 소개했다.

북한이 연말까지 비핵화 협상에서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지 못할 경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밝힌 '새로운 길'을 가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자력갱생에 방점을 두고 관광 활성화를 중점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북한은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및 노동당 창건 75주년인 2020년에 큰 의미를 부여하면서 경제발전 전략으로 관광분야를 강조한 바 있다.

북한이 해외단체를 통해 원산갈마지구 개장식을 언급한 만큼 내년 4월15일 태양절(김일성 생일) 전에는 공사를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

북측이 금강산지구에 이어 원산갈마지구에 대해서도 한국 투자자는 배제하는 등 독자적인 개발 의지를 나타내며 남측을 압박하는 모양새도 있어 보인다.

정부는 북한의 금강산 내 남측 시설 철거 요구에 대해 금강산 관광사업 재개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협의를 제안했지만, 북측은 답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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