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민정수석 때 유재수 비위 감찰 중단 혐의
서울동부지검, 23일 직권남용 혐의로 영장 신청
권덕진 부장판사, 오는 26일 오전 영장실질심사
24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이정섭)은 전날 조 전 장관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조 전 장관 구속영장은 지난 8월 그가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이후 여러 차례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현실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전 장관 혐의는 2017년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 당시 유 전 부시장의 뇌물수수 등 비위 의혹을 알고도 특별감찰반의 감찰을 중단시켰다는 게 골자다.
그는 유 전 부시장의 비위 의혹을 듣고 휴대전화 포렌식까지 직접 지시했는데, 갑작스레 감찰 중단을 지시한 것은 매우 부적절했고 이는 직권남용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조 전 장관은 1차 검찰조사에서 "유 전 부시장의 비위 감찰 중단 조치에 대한 최종 정무적 책임은 내게 있다"고 진술했다.
'정무적 책임'이라는 표현을 쓴 것으로 봐서 그는 감찰 중단에 대해 판단 착오였을 뿐, 법적 관점의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펼친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이라는 직권을 남용해 감찰을 중단시켰는지 여부가 검찰 수사의 핵심인만큼 '정상적 권한' 범위 내에서 이뤄진 결정이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검찰은 조 전 장관이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이인걸 전 특별감찰반장 등에게 감찰 중단을 지시한 행위 자체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형법상 직권남용죄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다른 사람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다른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때'에 적용된다.
앞서 박 전 비서관은 검찰 조사에서 '조 전 장관이 주변에서 전화가 너무 많이 온다고 말하며 감찰 중단을 지시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과 조 전 장관측의 입장이 극명히 갈리는 가운데 이번 영장 결과는 수사의 향방을 가를 최대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감찰 무마 의혹이 제기되는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김경수 경남지사,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천경득 총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등 친문 인사가 수사선상에 오를 전망이다.
아울러 현재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 중인 불법사모펀드 투자 의혹, 일가 수사 증거인멸 의혹 등에 대해서도 영장청구 없이 기소해 바로 재판에 넘길 수도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법원이 조 전 장관의 구속영장을 기각할 경우 검찰에 미칠 후폭풍은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보인다. 기각시 검찰은 여론의 비판 속에서 수사 속도 조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감찰무마의 핵심 인물인 조 전 장관의 구속영장 기각은 검찰 수사 동력을 떨어뜨리고, 이로 인해 조 전 장관에 대한 차후 수사에서도 혐의 입증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반면 조 전 장관은 영장이 기각될 경우 우호적인 여론을 얻게되고, 향후 기소시 법정 다툼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서울중앙지검에서 받는 가족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적극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조 전 장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는 오는 26일 오전 10시30분 서울동부지법 권덕진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권 부장판사는 앞서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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