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텔타항공 vs 이명희·조현아·반도 vs KCGI... '3파전 구도'
"가족간 분쟁 격화 경우 조현민 한진칼 전무 캐스팅보트 쥘 듯"
조 전 부사장은 향후 다른 주주들과의 연대와 협의를 통해 조원태 회장의 한진그룹 경영에 반기를 들 계획도 밝혔다.
이에 따라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진칼의 주요 주주들 KCGI(지분율 15.98%)와 델타항공(지분율 10%) 및 최근 지분을 늘린 반도건설 계열사( 한영개발, 대호개발, 반도개발 등 6.28%) 등과의 연대 가능성도 점쳐진다. 오너 일가의 불협화음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분쟁이 본격화할 경우 어느 편에 무게 중심이 실리느냐에 따라 그룹 경영권의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고(故) 조양호 전 회장이 보유했던 한진칼 지분 17.84%는 이명희 고문과 조원태·현아·현민 3남매가 각각 1.5:1:1 비율로 상속받았다. 조 회장의 한진칼 지분은 기존 2.32%에서 6.46%로 확대됐다. 이 고문의 지분은 5.27%, 조 전 부사장과 조 전무의 한진칼 지분율은 6.43%, 6.42%다.
조 전 부사장은 23일 법률 대리인 법무법인 원을 통해 '한진그룹의 현 상황에 대한 조현아의 입장'이란 제목의 자료를 내고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사전 협의도 하지 않고 경영상의 중요 사항들이 결정되고 발표됐다"고 지적했다.
조 전 부사장 측은 "이에 조 전 부사장은 한진그룹의 주주 및 선대 회장님의 상속인으로서 선대 회장님의 유훈에 따라 한진그룹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위해 향후 다양한 주주들의 의견을 듣고 협의를 진행해 나가고자 한다"고 향후 계획도 밝혔다.
우선 한진가(家)와 경영권 분쟁을 벌여온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진가에 사정이 밝은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로선 조원태 회장에 반기를 든 조 전 부사장과 KCGI와의 연대 가능성은 낮다. 호텔부문에 관심이 많은 조 전 부사장은 칼호텔네트워크 등으로의 재복귀를 노리고 있지만, KCGI측은 한진그룹의 호텔부문을 정리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일각에선 조 전 부사장 측과 KCGI 측 관계자들의 접촉설도 나왔지만 구체적인 얘기는 오가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분 10%를 보유하며 오너일가와 KCGI에 이어 3대 주주로 올라선 델타항공은 조원태 회장의 우군이다. 조 회장과 델타항공과의 지분을 합치면 16%를 넘어 KCGI(15.98%)를 넘어선다.
뒤늦게 등장한 반도의 지분율은 현재 6%다. 반도 측은 공시를 통해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라고 밝혔지만, 재계에선 모친 이명희 고문과 연합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의 이번 선전포고는 모친 이명희 고문의 재가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고문의 지분과 조 전 부사장의 지분에 반도건설의 지분을 합친다면 조원태 회장 측이나 KCGI 측의 지분에 맞먹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아직 차녀 조현민 한진칼 전무는 최근 경영에 복귀하며 일견 조원태 회장 입장에 서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히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았다"면서 "가족간 분쟁이 격화할 경우 그가 캐스팅보트를 쥐게 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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