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명 중 24명 '순위 조작' 부정 데뷔 파악
워너원 1명·아이즈원 12명·엑스원 11명 등
"시즌 1·2 성공 3·4도 성공 부담됐다" 호소
시즌 3·4, 기획사 4600만원 접대기간 맞물려
7일 이 사건 공소장에 따르면 사기, 업무방해, 배임수재,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엠넷 PD 안모(40)씨와 CP 김모(45)씨는 프로듀스48(시즌3)과 프로듀스X101(시즌4) 결과를 통째로 조작한 이유로 '부담감'을 꼽았다.
프로듀스 시즌1·2로 데뷔한 그룹 '아이오아이', '워너원'이 큰 성공을 거뒀기 때문에 시즌3으로 데뷔할 '아이즈원', 시즌4로 데뷔할 '엑스원' 역시 그에 버금가는 성공을 시켜야 한다는 압박이 있었다는 취지다. 시즌3과 4는 앞선 두 시즌과 달리 멤버 전원이 조작을 통해 발탁된 혐의를 받고 있다.
안씨 등은 시즌1·2의 성공으로 회사 매출증대 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 받아 CJ ENM 내 주요 인재로 평가를 받고 특별 인센티브를 받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안씨 등은 시즌3을 준비하면서 사전에 정해둔 콘셉트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연습생이 상위권에 포함되자 생방송 투표 결과와 관계없이 최종 멤버를 미리 정하기로 공모한 것이 공소장에 적시됐다.
또 시즌4에서는 계약기간이 5년으로 가장 긴 데 비해 앞선 그룹들의 성공에 미치지 못할 것과, 같은 남성 그룹인 워너원의 성공과 비교될 것을 우려해 전체 조작을 감행한 것으로 진술했다.
하지만 안씨가 발탁 멤버 전원에 대한 투표 조작에 나선 시즌3·4 방영 전후가 함께 기소된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에게 유흥업소 접대를 받기 시작한 시점과 맞물린다는 점에서 이같은 진술의 신빙성이 확보될지는 미지수다.
검찰에 따르면 안씨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연예기획사 관계자 5명에게서 47회에 걸쳐 4600여만원 상당의 접대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데 프로듀스 시즌3이 지난해 6~8월 방영됐고, 프로듀스 시즌4는 올해 5월부터 방송을 시작해 7월 방송을 마쳤다.
검찰은 안씨가 접대 자리에서 각 시즌을 전후해 자사 소속 연습생의 방송 출연과 함께 분량, 편집을 유리하게 해달라는 부탁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안씨와 김씨는 지난 3일 구속기소됐다. 이와 함께 이들에게 접대와 향응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보조PD 이모씨와 연예기획사 관계자 5명도 불구속 기소됐다.
안씨 등은 아이즈원 12명 전체, 엑스원 11명 전체 멤버를 미리 짜 놓고 프로그램을 진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앞선 시즌 1·2에서도 중간 투표 결과를 뒤바꾸는가 하면 워너원 멤버 중 1명을 부정하게 포함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안씨 등의 손을 거쳐 부정하게 데뷔한 멤버는 확인된 인원만 워너원 1명, 아이즈원 12명 전체, 엑스원 11명 전체로 총 24명으로 계산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미리)는 오는 20일 오전 10시30분 안씨와 김씨 등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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