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부동산PF파장...증권사 포지션 정리 급매물 나올듯

기사등록 2019/12/06 15:34:37 최종수정 2019/12/06 16:25:22

대다수 초대형 IB, 신규 매수 못해 시장 냉각 우려

NCR과 중복 규제 논란도

[서울=뉴시스] 김동현 류병화 기자 =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져(대출·채무보증)를 자기자본의 100% 이내로 규제한다고 5일 발표하자 증권업계가 파장 분석에 착수했다.

이번 규제로 기존 부동산PF를 정리해야 하는 증권사로는 메리츠증권과 한국금융지주 등이 꼽힌다. 그러나 다른 증권사들도 신규 포지션을 설정할 수 없을 것으로 보여 장기적인 타격은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당장 PF 매물이 나올 경우 시장이 이를 소화할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대다수 증권사가 신규 포지션 설정할수 없는 만큼,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번 규제가 중복 규제라는 비판도 일고 있다.  영업용순자본비율(NCR·Net Capital Ratio)을 140% 이내로 포괄적으로 규제하고 있는데, 특정 자산을 또 규제하기 때문이다. 또한 부동산PF 시장이 냉각될 경우 서울보다는 지방 부동산이 상대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 삼성證 "메리츠증권, 한국지주 타격 불가피"

삼성증권은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의 100% 한도 신설로 증권사의 부동산PF 영업 여력이 상당 부분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이번 규제의 직접적인 영향이 자본 대비 부동산PF 익스포져와 기업금융(IB) 부문 전략 방향성 등에 따라 회사별로 차별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한국금융지주와 메리츠종금증권에 대해 목표주가를 9만원, 4500원으로 각각 14.3%, 18.2% 하향조정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부동산금융을 IB부문 주요 성장 동력으로 사용했으며 채무보증 비중이 높은 한국금융지주와 메리츠종금증권은 성장 여력 축소가 불가피하다"며 "상대적으로 부동산PF 비중이 낮은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은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장 연구원은 "메리츠종금증권의 부동산PF 우발채무 규모가 삼성증권 추산 7조원에 달해 자기자본 대비 192%"라며 "익스포져 및 관련 수익의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금융당국이 유예기간을 적용했지만 위험계수 상향, PF대출 신용공여 추가한도 취급 제외 등 다방면의 규제로 향후 증권사들의 추가적인 영업 확장에는 제약이 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 부동산 시장 영향은...증권업계 "중복 규제" 반발

 A 증권사 관계자는 "부동산금융 규모가 확대되는 상태에서 동시적, 일괄적 규제시 대안 부재로 인해 시장혼란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규제만 하면 증권사나 여전사의 요구수익률이 더 높아지고, 자금도 특정 지역에만 편중될 수 있다"며 "지원이 필요한 지방에 중견건설사가 참여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질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당분간은 PF 포지션을 정리해야 하는 니즈가 커질텐데, 이를 받아줄 기관이 부족한 상태라 가격이 급등락하는 등 시장에서 혼란이 일어날수 있다"고 예상했다.

B 증권사 관계자는 "사태파악과 대책 마련을 위해 분주한 상황"이라며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PF 채무보증 100%는 과도한 규제"라고 주장했다.

C 증권사 관계자는 "여러 딜 중에는 우량하지 않은 것도 있지만, 우량한 딜도 있는데 이를 총액기준으로 획일적으로 규제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D 증권사 관계자는 "오히려 부동산PF를 활성화하는 게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도움이 된다"며 "부동산 금융이 제대로 작동해야 분양가가 낮춰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초대형 IB 육성 정책은 기존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중심의 수익구조를 탈피해 IB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많은 증권사가 IB 분야를 강화하고 있는데 IB 분야를 옥죄는 규제를 내놓으면 증권사 문을 닫으라는 뜻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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