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나토 기자회견' 전격 취소…"질문 많이 받았다"

기사등록 2019/12/05 00:41:59

"회의 끝나면 미국행...나토 3년간 엄청난 진전"

양자 회담 진행하며 이미 온갖 현안에 거침없는 발언

美하원 법사위 탄핵 청문회 열려...트럼프는 불참

[런던=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윈필드 하우스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회담하고 있다. 나토는 창립 70주년을 맞아 이날부터 런던에서 이틀간 회원국 정상회의를 개최 중이다. 2019.12.4.

[런던=뉴시스] 이지예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말미 예정돼 있던 기자회견을 전격 취소했다. 이미 충분히 많은 질문을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나토 회원국 정상 전체회의에 앞서 양자 회담을 진행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동맹들의 방위비 증액부터 미 의회의 탄핵 추진을 비롯해 미중 무역협상, 북한 비핵화, 한국 방위비 분담금 문제까지 온갖 현안들에 관해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오늘 회의들이 끝나면 나는 워싱턴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나토 회의 말미에 기자회견을 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 이틀간 매우 많이 했기 때문이다. 모두들 안전한 여행되길"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토 창립 70주년 기념 회원국 정상회의 참석차 전날부터 영국 런던을 방문 중이다.
 
그는 이날 앞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회동하면서 기자 회견 취소 소식을 전했다. 그는 "우리는 곧바로 돌아갈 것이다. 이미 충분한 기자회견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충분히 질문을 받았다고 본다"고 말했다고 정치매체 더힐이 전했다.
 
그는 트위터에서 "지난 3년간 나토는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 미국 외 국가들이 연간 1300억 달러를 더 내기로 약속했다. 2024년이 되면 액수는 4000억 달러가 될 것"이라며 "나토는 이전보다 훨씬 더 부유하고 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과 양자 회담을 진행했다. 그는 매 회담 때마다 기자들 앞에서 거침없이 여러 현안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나토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2%를 방위비로 지출하자는 합의를 지키지 않는 회원국이 매우 많다고 거듭 지적하며, GDP 대비 4%를 방위비로 써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창립 70주년 찬물을 끼얹었다. 그가 취임한 이후 미국의 일방주의 행보로 나토 내부 갈등이 심화하면서 전후 세계 질서를 이끌어 온 서구 동맹에 균열이 일고 있다는 우려가 이미 높은 상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의 기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관계가 매우 좋지만 필요하다면 북한에 무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는가하면 한국이 더욱 공정하게 방위비 분담금을 증액해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미중 무역 협상에 대해서는 내년 미국 대선 이후까지 합의를 미뤄도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에 대한 미 하원의 탄핵조사에 대해서는 마녀사냥이자 사기극이라고 거듭 규탄했다.

한편 4일 미국에서는 하원 법사위원회가 트럼프 대통령 탄핵조사와 관련한 공개 청문회를 개최한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나 변호인은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통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고의적으로 그가 해외 일정을 위해 미국을 비운 사이 탄핵 청문회 일정을 잡았다고 비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z@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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