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강경화 2시간20분간 회담 "한중 관계, 완전한 정상화에 공감"

기사등록 2019/12/04 20:48:26

올 들어 4번째 한중 외교장관 회담 서울서 개최

2시간20분 동안 양국 관계, 한반도 정세 등 논의

"차관급 대화 채널 통해 인적 교류 논의 공감대"

"북미 대화 통해 진전토록 한중 소통·협력해야"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 전 기념촬영을 한 뒤 자리를 안내 하고 있다. 2019.12.0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국현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4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이후 악화된 한중 관계를 정상화해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이뤘다.

한·중 외교장관은 이날 서울 도렴동 서울정부청사에서 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한반도 정세, 지역 국제 사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양국 외교장관 회담은 올 들어 4번째로 당초 예상된 1시간30분보다 1시간 길어진 2시간20분간 진행됐다.

이날 강 장관이 직접적으로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인 '한한령(중국 내 한류 금지 조치)' 철회를 요구하지는 않았지만 우회적으로 한·중 교류 활성화에 뜻을 같이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양국은 한중간 인적 교류를 관장하는 차관급 '인문교류촉진위원회'와 차관급 전략 대화 채널을 가까운 시일 내에 열어 논의하자는데 공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인문교류촉진위원회를 열면 양측 간에 인적 교류나 협력 사업을 전체적으로 펼쳐놓고 논의하게 된다. 말 그대로 촉진하는 기능이 있다"며 "양측 간에 양국 관계를 정상궤도로 가져가서 완전히 정상화해야 한다는데 공감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강경화 장관과 회담을 하고 있다. 2019.12.04.  photo@newsis.com
지난 10월 '노딜'로 끝난 스톡홀롬 실무회담 이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북한과 미국 문제와 관련해선 북미가 대화를 통한 비핵화 협상의 진전을 이룰 수 있도록 한중 간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 

북한은 최근 잇따라 미사일과 방사포를 발사한 데 이어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백두산 방문 사실을 공개하며 연말까지 미국의 태도가 없을 경우 '새로운 길'을 걷겠다고 대미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로켓맨' 발언을 꺼내며 무력 사용 가능성을 시사하며 북미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날 회담에서도 김 위원장의 백두산 등정을 비롯한 조선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소집에 대한 언급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당국자는 "북한의 핵 보유는 용인할 수 없고, 한반도 평화가 유지돼야 하며,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공동 인식을 바탕으로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를 통해서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기초해 진지하고 착실하게 진전을 이뤄나갈 수 있도록 양국이 소통과 협력하자고 협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상황이 매우 유동적이고, 북한이 연말 시한을 이유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켜서는 안 된다. 착실하게 (싱가포르 회담의) 진전을 만들도록 노력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을 하고 있다. 2019.12.04.  photo@newsis.com

특히 왕이 국무위원은 미국이 러시아와 중거리핵전력(INF) 조약 탈퇴 후 한반도에 중거리 미사일 배치 문제를 검토하고 있는 데 대해서는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왕이 국무위원은 모두발언을 통해 "큰 나라가 작은 나라를 괴롭히고 자신의 힘만 믿고 약한 자를 괴롭히며 남에게 강요하는 것을 반대한다. 물론 다른 나라의 내정 간섭에도 반대한다"며 "현재 세계의 안정과 평화의 가장 큰 위협은 일방주의가 현재의 국제 질서를 파괴하고 패권주의 행위가 국제관계의 규칙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미국을 비판했다.

이 당국자는 중거리 미사일 언급 여부에 대해 "동북아 지역의 평화 번영 안정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정세 논의는 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회담에서 화웨이 이슈는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미국은 화웨이와 ZTE 등의 통신장비를 사용할 경우 중국 정부의 스파이 행위에 이용될 수 있다며 동맹국에 화웨이 장비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lg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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