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마크롱, '어색' 회담서 사사건건 이견만(종합)

기사등록 2019/12/04 01:32:37

터키·테러리즘·안보 전략 등 놓고 엇박자만 내

[런던=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윈필드 하우스에서 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2019.12.3.

[런던=뉴시스] 이지예 기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정상회담에서 사사건건 이견을 노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나토 정상회의가 열린 영국 런던에서 별도의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두 정상은 나토 회원국들의 방위비 지출, 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문제 등을 놓고 날카로운 말을 주고받으며 어색한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뉴욕 타임스, 유로뉴스, CNN 등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마크롱 대통령과 만나기 앞서 그의 '나토 뇌사' 주장에 대해 "무례하다", "모욕적"이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마크롱 대통령과 만나서는 "약간의 갈등이 있지만 우리가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파트너로써 많은 좋은 일들을 함께 해냈다"고 한층 완화된 입장을 보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그러나 "내 발언이 약간의 반향을 일으켰다는 것을 안다"며 "나는 이를 견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한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과 다른 회원국들 간의 내부 갈등으로 나토가 '뇌사 상태'에 빠졌다며, 유럽이 더이상 미국에만 안보를 의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유로뉴스는 약간의 갈등이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이날 회의에서 두 정상은 터키 문제부터 테러리즘, 안보 전략에 이르기까지 모든 문제를 놓고 반복적으로 엇박자를 냈다고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터키가 쿠르드족과의 갈등, 러시아 군용품 구입 등을 놓고 다른 나토 회원국들과 이견을 빚고 있는 이유는 테러리즘에 대해 같은 정의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럼에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하자,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는 터키와의 협력이 끊겼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과 대화하면서 나토 회원국들이 방위비를 충분히 부담하고 있지 않다는 그의 전용 주제를 반복해서 꺼내드는 식으로 마크롱 대통령과 동상이몽의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양측은 IS 격퇴 문제를 놓고도 얼굴을 붉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시리아, 이라크 내 IS를 박멸했다고 주장해 왔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완벽한 퇴치가 이뤄진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IS 문제를 논의하던 중 트럼프 대통령이 "몇몇 괜찮은 ISIS(IS의 다른 명칭) 전투원들을 받겠습니까?"라고 농담하자 마크롱 대통령은 굳은 얼굴로 "진지하게 임하자"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유럽국들이 미국이 체포한 IS 조직원들을 수용하지 않고 있다고 불평해 왔다.
 
나토는 3일부터 이틀간 런던에서 창립 70주년을 맞아 회원국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회원국들에 방위비 증액과 책임 분담을 거듭 촉구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z@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