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에 다득점에서 밀려 2위
윤영선 김승규 치명적 실책
울산은 1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최종 라운드에서 포항에 1-4로 패했다.
비기기만 해도 우승이 가능했던 울산은 믿기 어려운 패배에 고개를 숙였다. 2005년 이후 14년 만의 정상 복귀 역시 없던 일이 됐다.
같은 시간 전북 현대가 강원FC를 꺾으면서 두 팀의 순위가 바뀌었다. 전북(22승13무3패)과 울산(23승10무5패)이 승점 79로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다득점(전북 72·울산 71)에서 전북이 한 골 앞섰다.
울산은 주니오를 최전방에 둔 전술을 들고 나왔다. 경고 누적으로 빠진 믹스와 김태환의 빈자리는 박주호와 정동호가 채웠다. 포항도 최정예로 맞섰다. 일류첸코와 팔로세비치, 완델손, 송민규 등 공격 자원들이 총출동했다.
치열한 탐색전 속에 포항이 선제골을 가져갔다. 울산의 치명적인 실수가 득점으로 이어졌다.
전반 26분 팔류세비치가 드리블을 시도하던 울산 센터백 윤영선의 공을 가로챘다. 이를 건네받은 송민규의 슛이 수비에 막혔지만 흘러나온 공을 완델손이 마무리하면서 포항이 균형을 깨뜨렸다.
일격을 당한 울산은 10분 만에 승부의 추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번에는 포항 수비수 김광석의 실수가 나왔다. 김보경의 침투 패스를 걷어내려다 헛발질을 했다.
덕분에 결정적인 기회를 잡은 주니오는 강현무가 전진한 것을 확인한 뒤 감각적인 찍어차기로 포항의 골문을 열었다.
전반 38분 다시 한 번 경기가 요동쳤다. 세트 피스에서 흐른 공을 김광석이 득점으로 연결한 것이다. 포항의 두 번째 골은 비디오 판독(VAR) 끝에 취소됐다. 직접 화면을 확인한 주심은 일류첸코의 반칙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전반을 1-1로 마친 두 팀은 후반 초반부터 공방을 벌였다. 후반 7분 황일수가 중거리 슛으로 기회를 엿보자, 포항은 정재용의 슛으로 분위기가 넘어가는 것을 막았다.
후반 10분 포항이 재차 리드를 잡았다. 세트 피스에서 혼전 중 일류첸코가 강슛으로 김승규의 방어를 뚫었다. 직전 장면에서 헤딩슛이 골대를 때려 위기를 넘겼던 울산이지만 행운은 되풀이되지 않았다.
울산 벤치는 다급해졌다. 김도훈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 박주호를 빼고 최전방 공격수 주민규를 투입했다. 측면 수비수들의 공격 가담도 늘어났다.
울산은 후반 28분 황일수의 슛이 강현무의 선방에 막히면서 땅을 쳤다. 박용수의 헤딩슛은 골대를 살짝 넘어갔다.
울산의 공세를 침착하게 막아내던 포항은 후반 42분 허용준의 세 번째 골로 쐐기를 박았다. 허용준은 울산 골키퍼 김승규의 스로인을 가로채 빈 골문에 공을 차넣었다.
김승규의 믿기 어려운 실책이었다. 우승 실패를 직감한 울산팬들은 경기장을 떠나기 시작했다.
포항은 후반 추가시간 팔류세비치의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더 보탰다. 울산의 자존심이 완전히 무너져내린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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