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사회관계장관회의서 단계별 계획 발표
배달음식, 장례식장, 택배용 일회용품도 사용↓
규제 피해 생산업체에 90억 사업전환자금 지원
종합소매업과 제과점에서도 비닐봉투와 쇼핑백 사용이 금지되고 음식 포장·배달 시 일회용 식기류를 공짜로 제공할 수 없게 된다.
이를 통해 정부는 오는 2022년까지 일회용품 사용량을 35% 이상 줄인다는 목표다.
환경부는 22일 오전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16차 포용국가 실현을 위한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중장기 단계별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올해 120만t 규모의 불법 투기·방치 폐기물 문제를 겪으며 근본적인 폐기물 감량 정책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라 마련됐다.
일회용품 감축 대상을 단계적으로 늘려간다.
2021년부터 커피전문점 등 식품접객업소 내에서의 종이컵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단, 자판기 종이컵은 제외다.
매장 안에서 먹다 남은 음료를 일회용컵으로 포장해 외부로 가져가는 포장판매(테이크아웃)의 경우 공짜로 제공하지 못하도록 했다.
일회용 컵에 보증금을 붙여 음료를 판 뒤 다 쓴 컵을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주는 '컵 보증금제'도 도입한다. 이 제도는 2002년 실시돼 컵 회수율을 5년 만에 36.7%까지 끌어올렸지만 이명박정부 때인 2008년 법적 근거가 부족하고 미환불 보증금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폐지됐다. 컵 보증금제 도입을 골자로 한 '자원의 절약 및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이다.
포장·배달음식에 제공하던 일회용 식기류 제공도 2021년부터 금지하되, 불가피한 경우 유상으로 제공하도록 했다. 포장·배달 시 대체가 어려운 용기·접시는 친환경 소재 또는 다회용기로의 전환을 유도한다.
또 2022년부터 종합소매업과 제과점에서도 비닐봉투와 쇼핑백을 쓸 수 없고, 2030년까지 사용 금지 업종을 전 업종으로 확대한다. 현재는 3000㎡ 이상 대규모 점포와 165㎡ 이상 슈퍼마켓에서만 사용이 금하고 있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빨대 또는 젓는 막대의 사용도 못하도록 했다. 우산비닐의 경우 빗물을 털어내는 장비를 구비할 여력이 있는 관공서는 내년부터, 대규모 점포는 2022년부터 사용을 금지한다.
장례식장의 경우 세척시설을 갖춘 곳은 2021년부터 세척이 쉬운 컵과 식기부터 일회용품 사용을 우선 금지하고, 점차 범위를 접시·용기로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도 세척시설과 조리시설이 있는 장례식장에서의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하고 있지만 음식의 대부분이 외부에서 반입되는 현실을 고려했다.
정부는 또 플라스틱 포장재도 줄인다.
2022년까지 당일 배송돼 위생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정기 배송용 포장재'는 스티로폼 상자 대신 재사용 상자로 이용한 뒤 회수·재사용하기로 했다.
과대포장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던 배송·운송 부문의 경우 파손 위험이 적은 품목에 대한 포장 공간비율 기준을 내년에 마련한다. 종이 완충재와 물로 된 아이스팩, 테이프 없는 상자 등 친환경 포장 기준도 업계와 협의해 마련할 계획이다.
제과·화장품 등 23개 품목에 적용 중인 포장 제품의 이중포장(1+1, 묶음 상품) 판매 행위는 내년부터 금지하고, 제품 이중포장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2021년 수립한다.
고객이 용기를 가져와 포장재 없이 구매하는 '제로 웨이스트 마켓'도 확대한다.
환경부는 업계 반발과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업계와 자발적 협약을 통한 제도 시행 과정의 문제점을 파악한 뒤 대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공공 부문이 앞장서 민간 부문의 참여를 유도하고, 민간 부문의 경우 대규모 업체부터 시행해 확산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특히 일회용품 규제 강화로 피해가 예상되는 생산업계에는 내년부터 90억원의 사업전환자금을 지원한다. 일회용품을 쓰는 영세업계에는 세척설비와 장바구니 등을 지원한다.
아울러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대국민 캠페인을 벌인다. 소비자가 다회용기를 사용할 때 친환경 신용카드(그린카드)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점수(에코머니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등 참여를 촉진할 수 있는 혜택도 부여할 계획이다.
이영기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관은 "이번 계획은 쓰레기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폐기물의 원천 감량 차원에서 그 의의가 크다"며 "우리나라가 지속 가능한 자원순환형 사회로 가는데 주춧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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