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혁신경쟁' 현장 가다]⑤한·일 "정치와 경제 분리" 한목소리

기사등록 2019/11/25 11:09:00

일본 외무성 "한중일 FTA, 20년 후를 보고 추진해야"

한국 산자부 "글로벌 밸류체인 변화에 한중일 협력 필요"

[도쿄=뉴시스]이재우 기자=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지난 11일 도쿄에서 한중일 기자단과 만나 한중일 FTA 등에 대한 의견을 내놨다. 사진은 외무성 현판. 2019.11.25
[도쿄·서울=뉴시스]이재우 기자 = 한일 관계가 악화 일로를 걷는 가운데 정치적 갈등과 별개로 경제 협력은 '투 트랙' 노선을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양국 정부 내부에서 나왔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지난 11일 도쿄에서 한중일 기자단과 만나 '한국 대법원의 강제 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 이후 일본의 대응 조치로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이 정치를 넘어 경제와 민간교류 분야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에 "한일 관계가 어려운 것은 맞다. 협상 담당으로서 인식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다만 "(한중일 FTA) 협상 담당으로서 인식하고 있는 부분이다. 한중일 협력관계는 긴 역사가 있다. 3개국은 관계가 않 좋을때도, 좋을 때도 있었다. (일본은) 얼마전까지 중국과도 관계가 안 좋을 때가 있었다"면서 "각국의 국민의 이익을 생각했을 때 (정치 등) 문제가 3국 관계의 전부인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3개국 경제는 (이미) 끊을래야 끊을수 없는 관계다. 그 관계 없이는 아무 것도 할수 없을 정도로 깊은 관계"라면서 "한중일 FTA는 단기적인 몇년 후 뿐만 아니라 더 긴 안목으로 20년 이후를 보고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한중일 FTA가 연말 강제징용 가해기업 자산의 현금화 조치 이후에도 정치와 무관하게 '투트랙'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는 "3국이 각국 관계가 어려울 때라도 협상은 계속 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면서 "관계 악화에 의해서 협상을 멈춰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한중일 FTA는 포괄적이고 균형 갖춘, 질 높은 자유화를 이루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3국 모두 큰 이익을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한중일 3국 산업 '서플라이 체인(공급망)'은 굉장히 밀접하게 얽혀 있다. 3국은 서로에서 굉장히 중요한 무역 상대"라고도 강조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도 14일 서울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3국의 국내총생산(GDP)를 합치면 (전세계 GDP의) 24% 정도가 된다"면서 "3국은 소재와 부품, 장비 등 분야에서 글로벌 분업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글로벌 밸류체인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신속한 대응을 위해서는 3국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서울=뉴시스]산업통상자원부 MI. (사진 = 산자부 홈페이지 갈무리) 2019.11.25

일본의 수출 규제와 관련해서는 "일본의 수출규제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주력산업의 경쟁력과 직결된 문제"라면서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일본정부의 허가를 기다려야 하는 등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기술 개발과 설비 신증설, 소재와 부품, 장비의 공급원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연구개발과 공급원 교체에 비용이 수반될 수 밖에 없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한국 기업이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문제가 지속히 해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정부의 기본적인 입장은 정치적 문제가 경제적 영역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란다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산자부 관계자는 한일 갈등, 중국의 산업고도화에 맞서는 한국의 통상 전략으로는 수출 구조 고도화와 시장 다변화를 꼽았다. 역내 최고 수준인 한국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건수가 외국 기업 유치에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그는 "한국은 글로벌 공급망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중간재 공급기지로 빠른 성장을 했다"면서 "(하지만 시장 변화를 고려해) 수출구조를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정부도 "신남방정책, 신북방정책 등을 통해 경제성장률이 높고 변동성은 낮은 신흥국로 시장을 다변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한국은 내수시장은 작지만 다수 국가와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해 시장 보호수준과 (통상) 규범은 최고 수준이다"며 "일례로 한미FTA는 최고 수준의 FTA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노리는 외국기업들이 교두보로 삼기에는 매력적인 환경"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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