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재우 기자 =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21일(현지시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미 측의 요구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주한미군 1개 여단이 철수할 수 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들어보지 못했다"고 일축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베트남을 방문 중인 에스퍼 장관은 이날 워싱턴행 비행기에 타기 전 기자들과 만나 해당 보도에 대한 입장을 질문 받고 "나는 그에 대해 들어보지 못했다(I have not heard that)"고 선을 그었다.
그는 "나는 거짓되거나 부정확하고 과장된 기사들을 매일 본다"면서 "우리는 이 문제로 동맹을 위협하지 않는다. 이것은 협상이다(We’re not threatening allies over this. This is a negotiation)"고도 했다.
에스퍼 장관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현상이 결렬됐음에도 한미 동맹에 균열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도 강조했다.
에스퍼 장관은 19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미국·필리핀 국방부 장관 기자회견 당시 '연내 한미 방위비 협상 합의가 무산되면 한반도에서 주한미군 감축도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할지 안 할지 모르는 것을 예측하거나 추측하지 않겠다"고 발언해 주한미군 감축설을 촉발시킨 바 있다.
우리 국방부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주한미군 철수설에 대해 "미 정부 공식입장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미 양국은 지난 15일 발표한 공동성명 7조에서 '양 장관(정경두 국방장관과 에스퍼 국방장관)은 주한미군이 지난 66년간 한반도 평화와 안정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왔다고 평가하면서, 앞으로도 주한미군이 한반도에서의 무력분쟁 방지와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 증진에 중요한 역할을 지속 수행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공동성명에는 '에스퍼 장관은 현 안보 상황을 반영해 주한미군의 현 수준을 유지하고 전투준비태세를 향상시키겠다는 공약을 재확인했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이밖에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도 21일 상원 청문회에서 주한미군 유지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미국이 한국에 계속 주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미국과 오랫동안 이익과 가치를 공유해온 한국과 같은 나라들은 미국이 세계각지에서 갖고 있는 영향력의 기반이 되는 동맹 파트너들"이라고 말했다.
한편, 에스퍼 장관은 한미 양국이 연합공중훈련을 연기했음에도 북한이 핵 협상 재개를 거부한 것과 관련해서는 "(북한의 반응이) 우리가 원했던 것만큼 긍정적이지 않다"면서도 "아쉽지만 '연기 결정(the high road)'을 후회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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