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내년도 예산안서 청년정책예산 집중배정
조국 사태 후 청년층 이탈 가속화 차단 효과 주목
이를 놓고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로 인한 청년 지지층 이탈에 대응하고 나아가 청년층의 마음을 되돌리려는 시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청년층 지지 회복이 급선무가 된 가운데 박 시장이 구원투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 시장과 서울시가 31일 발표한 2020년도 예산안(39조5282억원 규모)에는 최근 발표한 신혼부부와 청년 관련 대책을 실현하기 위한 예산이 담겼다.
서울에서 결혼하는 신혼부부 주거지원 확대를 위해 4450억원이 편성됐다. 신혼부부 매입임대 3200호 공급에 4090억원, 신혼부부 임차보증금 대출이자 지원 확대에 360억원이 투입된다.
청년 관련해서는 청년수당 3만명 지원에 904억원, 권역별 서울청년센터 설치·운영에 64억원, 청년활력프로그램 운영에 40억원, 대학가 주변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추진중인 캠퍼스타운 조성사업에 399억원, 청년부채경감 지원, 희망두배 청년통장, 청년 마음·신체 건강 지원에 135억원, 청년 월세 지원에 104억원이 투입된다.
출산 육아 지원 관련해서는 난임부부 경제적 부담 경감에 71억원,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서비스에 307억원, 아동수당 지급에 4369억원이 편성된다. 또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등 영유아 보육 공공성 강화에 1조3264억원이 투입된다.
박 시장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미래를 향해 달리는 출발선에 서는 것조차 어려운 청년들을 위해 서울시는 지원군이 되겠다"며 "청년과 신혼부부의 출발을 지원하는 것이야말로 개인과 가족의 가장 큰 고민을 해결해주는 것일 뿐만 아니라 국가와 성장의 선순환을 부르는 시작이자 마중물"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박 시장이 이렇듯 청년정책을 집중적으로 제시하는 것을 두고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게 돌파구를 마련해주려는 것이란 해석이다.
민주당도 박 시장의 이런 움직임에 힘을 보태고 있다. 시 정무라인 관계자는 "여당이 도와주고 있다. 다음주에는 박 시장과 민주당 국회의원 30~40명이 모이는 청년 정책 관련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건은 청년층 유권자가 얼마나 이 정책과 예산에 민감하게 반응하느냐다. 전문가들은 효과가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의식주 문제는 내년 총선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며 "예산 낭비나 포퓰리즘이라는 (보수진영의) 비판이 있을 수 있지만 정작 혜택을 받는 청년 또는 30~40대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공약이다. 혜택을 받는 유권자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박 시장의 행보는 조국 전 장관 이탈 후 생긴 공백을 선점하려는 전략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당내 대권주자 경쟁에서 밀려나는 듯했던 박 시장이 청년층 지지를 확보해 반등의 기회를 엿본다는 것이다.
배종찬 소장은 "박 시장이 이른바 90년대 학번의 표심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90년대 후반부 세대들, 즉 98학번, 99학번 중에서는 아직 서울에 집을 장만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이들에게 반향이 있을 수 있다"며 "조국 사태 후 쪼개진 민심을 누가 가져가느냐가 관건인데 박 시장이 선점 전략을 펴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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