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아워홈 제천김치공장 가보니...‘B2C·글로벌 시장 겨냥한 전략 기지’

기사등록 2019/10/30 05:50:00

웃돈 줘도 못구하는 ‘金배추’...아워홈 계약 재배분 확보 충분

유례없는 포장김치 수요 급증 예상... 공장 전 라인 ‘풀가동’

심·뿌리 제거 설비 등 자동화로 효율 높이고 신선도 유지

아워홈 B2C김치 판매↑...김치 매출액 올 500억원 예상

일찌감치 할랄 인증으로 수출도 겨냥..내수는 품목 다양화

【서울=뉴시스】아워홈 제천 김치공장 전경

【제천=뉴시스】박미영 기자 = 잦은 태풍으로 인한 배추가격 폭등으로 포장 김치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웃돈’을 줘가며 경쟁사 계약 재배물량까지 끌어 모으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그러나 업계 후발주자인 아워홈은 느긋한 표정이다. 지난해 여름 열대야에 따른 배추 파동에서 쌓은 ‘값비싼’ 경험 덕분이다. 올해는 배춧값 상승, 수요 증가, 사업 확장 등에 따른 물량까지 계산해 계약재배 배추를 충분히 확보했다. 

지난 28일 찾은 아워홈 제천 김치공장은 포장김치 성수기임을 실감할 수 있을 정도로 전 공정이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포장김치 성수기는 김장김치가 동나고 채소 값이 비싼 여름철이다. 김장시즌에는 포장김치 수요가 감소하지만 최근에는 김장을 하지 않는 가정이 많은데다 특히 올해는 작황 부진으로 배춧값이 폭등해 포장김치 업계는 유례없는 성수기를 맞을 전망이다.

【서울=뉴시스】아워홈 제천 김치 공장에서 배추 심 제거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 설비는 아워홈이 업계에서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다.

아워홈 제천 공장은 풀가동 체제에 들어갔다. 성수기이기도 하지만 최근 아워홈 김치 수요가 눈에 띠게 늘었기 때문이다.

아워홈은 식자재 납품과 급식 사업장을 운영해온 터라 김치 B2B시장에선 강자다. 기업이나 단체 식당에서 먹는 김치는 아워홈 제천·음성 공장에서 생산된 것으로 보면 될 정도다. 홈플러스, 이마트, 롯데마트 등 포장김치 PB도 아워홈 공장에서 만들어 납품한다.

아워홈 김치의 B2C 수요도 편의점과 온라인몰을 중심으로 크게 늘어 현재 매출은 B2C용과 수출용을 합해 전체 김치매출의 60%에 이른다. 아워홈의 김치 매출은 2014년 이후 5년 동안 연1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올해 매출액은 365억원, 내년 예상 매출액은 500억이다.

【서울=뉴시스】아워홈 제천 김치 공장에서 배추 세척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흐르는 물에 공기를 주입해 보다 효율적으로 배추의 이물질과 소금기가 제거된다.

아워홈은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에 맞춰 현재 포장김치, 맛김치, 석박지, 대파김치 등 50여종에 이르는 다양한 김치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이는 하루 100톤 규모의 김치를 생산할 수 있는 김치 전문 공장이 있어 가능한 일이다. 아워홈은 충청북도 음성과 제천 2곳에 김치 공장을 운영 중이다. 2006년 김치 판매량 급증에 따라 2014년 3월 연면적 2만2200㎡(약6656평) 규모의 제천공장을 추가로 오픈했다.

제천 김치공장은 원부자재 관리부터 제조 유통과정까지 대부분의 과정을 자동화 공정으로 진행한다. 또 업계 최상의 물류 인프라로 운재료 입고부터 출고, 배송까지 경쟁력을 갖췄다. 성수기에는 택배사가 직접 제천공장으로 들어와 김치를 실어 나른다. 이에 따라 아워홈 온라인몰에서 주문하면 제천에서 당일 생산하는 김치가 다음날 가정 배송이 가능하다.

배추가 들어오는 순간 김치 제조 공정은 시작된다. 이 공장은 포기 김치에 속을 넣어 버무리는 공정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자동화 시스템에서 이뤄진다.

배추 투입과 씻고 소금물에 절이고 세척하기까지 사람 손이 갈 데가 없다.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사람 손이 닿으면 온도가 올라가 원재료의 신선함을 유지할 수 없어 아워홈은 공정을 자동화했다.

【서울=뉴시스】아워홈 제천김치공장에서 씻어져 나온 배추를 직원들이 이물질 여부와 배추 상태 등을 체크하고 있다.

강원도와 전라도 등 산지에서 배송된 배추는 박스채 설비에 투입되면 자동으로 컨베이어 벨트에 실린다. 한번 다듬어진 배추는 배추심 제거 설비에 투입되는데, 이 설비를 보유한 업체는 아워홈이 유일하다. 

배추 뿌리와 심을 없애려면 일반적으로 배추를 칼로 양등분하고 심을 도려내듯 제거하는데, 이 공장에선 배추를 특수 제작한 틀에 넣기만 하면 기계가 자동으로 심을 제거하고 몸통을 양등분한다. 이후 이물질을 제거하는 선별 공정을 거쳐 배추는 절임단계로 들어간다.

절임과 세척 작업은 4단계에 걸쳐 이뤄진다. 1차로 고염수로 절이고 3차례 세척한다. 포기김치는 16시간, 맛김치는 1시간 동안 절인다. 세척 과정에서는 흐르는 물 속에 공기를 주입해 뿌리를 잡고 흔드는 것처럼 세척, 균일한 맛의 절임배추가 완성된다. 절임배추는 한 롯트(lot) 별로 염도를 측정해 모든 절임배추의 간을 균일하게 맞춘다.

이후 포기 김치는 속 넣기 공정이 진행된다. 맛김치나 총각김치 등은 기계에서 자동으로 버무려진다. 속넣기는 유일하게 수작업이 이뤄지는 공정인데 속을 넣기 전 배추벌레나 나뭇잎 등이 있는지 배추 잎을 들춰가며 일일이 확인한다. 속을 넣고나선 다시한번 엑스레이로 불순물 첨가 여부를 체크한 후 정상 제품만 20㎏ 단위로 포장한다.

라면과 곁들여 먹는 편의점용 소포장 상품은 자체 설계한 기계에서 소분 과정을 거쳐 80g 단위로 패키지에 담긴다. 이후 김치마다 최적화된 숙성고로 옮겨지면 김치제조 공정은 끝나고 출고만 남는다.

아워홈 제천공장은 2014년 8월 김치 식품안전관리기준(HACCP) 인증을 획득했다. 같은해 12월에는 검증절차가 까다로운 할랄 인증까지 마쳤다. 할랄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원재료 단계부터 출하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안전성과 위생 등에 대한 철저한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제품 원재료로 쓰지 않더라도 한 공장내 돼지고기 등 이슬람 율법에서 금하고 있는 원재료를 취급하기만 해도 할랄 인증은 받을 수 없다.

【서울=뉴시스】아워홈 제천 김치공장에서  속 넣기와 양념 작업을 하고있다. 이 공장에서 유일하게 수작업이 이뤄지는 공정이다.

제천공장은 B2C시장과 수출을 위한 전략적 기지인 셈이다.
제천공장의 할랄 인증 획득도 수출 확대를 위한 선제적 조치다. 현재 아워홈 김치는 미국, 대만, 캐나다, 인도네시아 등에 수출되고 있다.

내수에서는 B2C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품목 다양화와 이에 맞춘 설비를 추가로 제작하고 있다. 최근에는 갈치 깍두기와 갈치포기김치를 개발해 숙성 중이다. 다음달 중순 말 이 제품들은 출시된다.
수요가 늘어나도 유휴 공간이 충분해 물량공급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게 허주녕 제천공장장의 설명이다.

허 공장장은 최근 작황 부진에 따른 배춧값 폭등과 관련해 “김치는 신선식품이 아니라 공산품으로 분류돼 원재료 값이 올랐다고 해서 가격을 인상할 수 없고, 우리 역시 가격 인상은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면서 “일부 업체들은 벌써 물량을 줄였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포장김치는 원료값이 가장 비쌀 때 소비가 많고, 원재료가 안정되면 소비가 적어 수지를 맞추기에 참 어려운 품목”이라면서 “그래도 최근에는 김장을 포기하고 포장김치를 사먹는 사람들이 많아진데다 세계인의 김치에 대한 관심도 커 시장 성장 전망은 밝아 품목 다양화와 수출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FIS)에 따르면 포장김치 매출규모는 2014년 1412억원에서 2015년 1440억원, 2016년 1843억원, 2017년 2102억원, 지난해 2526억원으로 상승 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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