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논란 금투협①] 인건비만 매년 200억원…신의 직장

기사등록 2019/10/28 06:34:00

금투협회, 매년 460억 이상 회비 거둬…인건비 비중 50%↑

타 협회 비 높은 임금…방만경영 논란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3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투자업계 현장간담회에서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06.03.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하종민 기자 =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의 `갑질 논란'을 계기로 금투협 조직 자체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회원사들이 납부한 회비 중 200억원 이상을 인건비로 사용하는 등 방만한 경영 행태를 보이고 있는데도, 누구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금투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지난해 278개 정회원으로부터 총 464억7400만원의 회비를 거둬들였고 이 중 인건비로 228억1800만원을 사용했다.

전체 회원비 가운데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49.1%다. 전체 수입 총계 615억1300만원과 비교해도 37%를 넘어선다.

문제는 금융투자협회의 인건비가 다른 유사 기관보다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정태옥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금투협회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약 8300만원이다. 생보협회(7800만원), 손보협회(7600만원), 여신협회(5400만원) 등 다른 협회와 비교해도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의 연봉도 6억원으로 생보협회장(3억9000만원), 손보협회장(3억5300만원)보다도 2억원 이상 많다. 다른 증권 유관기관장인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3억원대), 이병래 예탁결제원 사장(4억원)과 비교해도 가장 높다.

회원사들이 납부하는 회비는 2016년 449억3900만원에서 2017년 449억8400만원, 2018년 464억7400만원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으며 올해는 약 470억원의 회비를 거둬들일 전망이다.

인건비 역시 2016년 213억4900만원에서 2017년 219억900만원, 2018년 228억1800만원으로 늘었으며 올해는 약 234억9700만원의 인건비가 지출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2018년도 금융투자협회 결산보고 자료
이런데도 업계 불만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매해 협회비를 납부하고 있지만 협회에 특별한 것을 원해서 내는 것은 아니다"며 "그냥 관성적으로 낼 뿐"이라고 말했다.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은 직원들에 대한 갑질 논란으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권용원 회장은 운전기사에게 "오늘 새벽 3시까지 술 먹으니까 각오하고 와요"라고 말한 후 운전기사의 답변에 "미리 이야기를 해야지 바보같이. 그러니까 당신이 인정을 못 받잖아"라고 말했다.

금투협 직원에게는 "잘못되면 죽여 패버려"라며 "니가 기자애들 쥐어 패버려"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무금융노조는 지난 24일 성명서를 통해 "권 회장을 일벌백계하지 않으면 기껏 마련한 괴롭힘방지법은 유명무실해질 수밖에 없다"며 "증권산업의 도덕성을 조금이나마 회복하려면 권 회장의 즉각적인 사퇴만이 해답"이라고 밝혔다.


hahaha@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