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논란에다 내부갈등까지…위기의 금투협

기사등록 2019/10/21 15:34:31

권용원 협회장 갑질 논란에 거취 `눈치보기'…신뢰 추락

신의 직장임에도 노조는 내분 상태...총체적 위기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3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투자업계 현장간담회에서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06.03.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하종민 기자 =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의 갑질 논란에 이어 금투협 노조 내부갈등까지 불거지며 업계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업권의 이익을 대변해야 하는 협회가 내부싸움에만 몰두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당초 권 협회장이 몇몇 증권사의 이익만 대변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던 만큼 협회장에 대한 업계의 신뢰도 더욱 하락할 전망이다.

◇ 권용원 협회장, 직원에 갑질 논란…"모든 잘못 인정"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한 언론은 녹취록을 공개하며 권용원 회장이 운전기사와 직원 등에게 폭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권용원 회장은 운전기사에게 "오늘 새벽 3시까지 술 먹으니까 각오하고 와요"라고 말한 후 운전기사의 답변에 "미리 이야기를 해야지 바보같이. 그러니까 당신이 인정을 못 받잖아"라고 말했다.

금투협 직원에게는 "잘못되면 죽여 패버려"라며 "니가 기자애들 쥐어 패버려"라고 말하기도 했다.

권용원 협회장은 이날 "그 어떤 구차한 변명도 하지 않겠다"며 "이번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며 모든 잘못을 인정하고 깊이 뉘우치고 있다"고 사과했다.

그는 "제 부덕함으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받은 모든 분들, 특히 기자 여러분, 여성분들, 운전기사분을 포함한 협회 임직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머리숙여 깊이 사과드린다"며 "거취 문제는 관계되는 각계각층의 많은 사람들의 의견과 뜻을 구해 그에 따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권용원 협회장의 주사 논란…업계 신뢰도 ↓

권용원 협회장의 주량은 증권사 대표시절부터 업계 내에서 유명했다. 다만 때때로 과음으로 이어져 문제로 지적되곤 했다.

실제 협회장 취임 초에는 과도한 음주로 인해 매주 금요일 열리는 업권 대표간담회를 연기하기도 했다. 증권사 대표 시절에도 금투협 주최 행사 자리에 항상 늦게까지 남던 사람 중 한명이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협회장의 주량은 예전부터 유명했다"며 "음주를 즐기는 만큼 주사 문제도 항상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업권을 대변하는 협회의 위상이 추락한 만큼 업계 인식이 나빠질까 우려하고 있다. 라임자산운용, DLF 사태 등으로 업계 인식이 부정적인 상황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협회는 금융투자업계를 대표하는 얼굴"이라며 "사모펀드 문제로 인식이 안 좋은데 갑질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업권에 대한 인식이 더욱 나빠질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권 협회장에 대한 업계의 신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초 몇몇 증권·운용사들은 협회가 추진하는 사업이 권 협회장이 몸담았던 전 증권사에만 유리한 구조였다고 비판해왔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당초 업계에서는 협회가 하는 일에는 관심이 없다"며 "갑질논란이 터진 만큼 업권의 이익을 대변하는 게 잘 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권용원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금융투자업계 현장 간담회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01.15. dahora83@newsis.com

◇ 노조 내부갈등으로 인한 피해…"노조와 무관"

일각에서는 노조 내부갈등이 갑질 논란의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노조가 내부갈등으로부터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해 협회장의 녹취록을 공개했다는 주장이다.

복수의 금투협 관계자에 따르면 금투협 노조는 지난 11일 노조위원장에 대한 탄핵안을 발표했다. 탄핵소추는 전체 노조원의 3분의 1 이상 서면 동의면 가능하다. 탄핵 의결은 총회에서 재적 조합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 조합원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표면적인 이유는 노조위원장의 연수와 관련 내용, 조합원의 인사 등의 내용으로 알려졌다.

다만 노조 입장에서는 해당 보도와 노조 내 문제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금투협 노조위원장 측 관계자는 "회사와 관계가 나쁜 것도 아닌데 지금 회사와 대립각을 세울 필요가 없다"며 "관련 내용은 노조와 전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관련 파일은 노조에서 본 적도 없고 가지고 있지도 않다"며 "이번 일은 아예 노조와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투협회에 대한 검사 업무는 내부규정을 잘 지키고 있는지 정도를 확인하는 수준"이라며 "이에 대한 제재는 자율처리권고사항 정도만 내려준다"고 말했다.

그는 "금투협이 자본시장법에 위법한 행위를 했다면 이는 제재가 가능할 것"이라며 "통상적으로 내규 위반은 협회 자율지도에 맡기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hahah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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