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에 합의안 승인 촉구
"브렉시트 논란 끝내고 민생 집중하자"
존슨 총리는 이날 EU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이 만장일치로 승인된 뒤 기자회견을 통해 "영국이 민주국가로서 브렉시트를 완료하고 10월 31일 탈퇴할 기회가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3년반만에 우리는 여기까지 왔다. 영국에게 쉽지 않은 경험이었다. 길고도 고통스러웠고 분열이 일었다"며 "지금은 우리가 하나의 나라로서 함께할 시간이다. 의원들이 함께 일을 완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인들은 2016년 6월 국민투표에서 탈퇴 52%, 잔류 48%로 브렉시트를 결정했다. 영국 정부와 EU는 애초 브렉시트 시한을 2019년 3월로 설정했지만 합의가 지연되면서 탈퇴일은 올해 10월 31일로 연기됐다.
존슨 총리는 "영국은 하나의 '연합 왕국'으로서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가 다함께 EU에서 나올 수 있게 됐다"며 "다함께 우리 스스로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의회의 동료들이 이번 합의안을 검토하면 19일 찬성 투표를 하고 싶어할 거라고 자신한다"며 이제 그만 브렉시트 논란을 마무리짓고 의료, 치안, 교육, 생활 수준 개선 등의 민생에 집중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영국과 EU는 이날 브렉시트 협상을 타결했다. 양측은 EU회원국인 아일랜드와 국경을 맞댄 영국령 북아일랜드를 법적으론 영국 관세영역에 남기되 실질적으론 EU 관세규칙과 절차를 따르도록 했다.
테리사 메이 전 총리의 뒤를 이어 지난 7월 총리직에 오른 존슨은 어떻게든 예정대로 브렉시트를 이행하겠다고 주장해 왔다. 메이 전 총리는 재임 당시 브렉시트 이후 영국 전체를 EU 관세동맹에 남긴다는 협상안을 마련했지만 영국 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존슨 총리는 오는 19일 영국 의회의 특별회의에서 새 합의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안건이 의회를 통과할 경우 영국은 예정대로 이달 31일 브렉시트를 실시한다.
협상안이 영국 의회에서 부결될 경우 '벤 액트' 법안에 따라 존슨 총리는 EU에 내년 1월 31일로 브렉시트 연기를 요청해야 한다.
합의안이 의회 승인을 얻을 지는 안갯속이다. 집권 보수당과 연정을 구성 중인 북아일랜드 민주연합당(DUP)은 새 브렉시트 합의안을 지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보수당은 현재 의회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하려면 DUP를 비롯해 여야 모두에서 브렉시트 찬성파 의원들 지지가 절박하다.
연방주의 정당으로 브렉시트 강경파인 DUP는 새 합의안을 지지할 수 없다고 이미 밝혔다. 노동당, 자유민주당, 스코틀랜드국민당(SNP) 등 야권도 새 합의를 결사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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