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애널 신뢰도 추락..각종 로비설
차명계좌 연루 애널리스트 반복..도덕성·내부통제 도마위에
리서치 유료화, 수익부서와의 단절 등 대안으로
#H증권사 임원이 리서치센터와 연루됐다는 선뜻 믿기 어려운 제보도 있다. 임원이 개인적으로 리서치센터장에게 종목을 받고 이를 영업에 이용한다는 내용이다. 급기야 임원이 보고받은 종목을 영업에 이용하거나 다른 '모찌 계좌'를 통해 매수한다는 소문으로까지 이어졌다. 해당 증권사 관계자는 "전혀 사실무근인 이야기"라며 일축했다.
#굴지의 대기업이 모회사인 S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우리 회사가 이 순위밖에 안되냐"라는 모회사의 질책에 애널리스트 순위를 매기는 계절이 돌아오면 자사 직원에 표를 찍어달라고 요청하러 다니기 바쁘다는 소문도 떠돈다. 금융지주 계열 K증권은 사장이 직접 뛴다는 얘기도 들린다.
뉴시스에 들어오는 수많은 제보 가운데 몇 가지 사례들이다. 수많은 억측과 소문이 난무하는 애널리스트의 세계. 왜 이런 소문이 퍼지고 있는지를 근본적으로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다른 제보는 시가총액이 작은 스몰캡 애널리스트들의 행태에 집중되고 있다. 수년간 구속된 애널리스트의 대부분 스몰캡 담당이었고 스몰캡 종목은 시총이 작아 리포트에 따라 주가가 급변하는 성향을 띠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가 조작이나 선행매매가 일어날 개연성이 큰 분야인 셈이다.
최근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애널리스트 또한 스몰캡 애널리스트다. 금융지주 계열사인 H증권의 한 애널리스트는 지주 담당이지만 올해 가장 핫한 테마인 5G(5세대) 종목을 함께 커버했다. 통신 담당 애널리스트가 있는데도 연관성이 없는 애널리스트가 5G를 맡은 데 대해 외부에선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이에 해당 증권사는 지난달 리포트를 내고 반박에 나섰다. 증권사는 "최근 이 종목에 대한 각종 우려가 도를 넘고 있다"며 "이번 주엔 특사경 애널리스트 선행 매매 연루 보도까지 나왔다"고 썼다.
이어 "일부 언론사의 특사경 증권사 불공정 거래행위 조사 보도는 완벽한 허위 사실 유포에 불과하다"며 "현시점에서는 본질에 충실한 투자 자세를 견지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리서치센터와 관련한 잡음이 끊이지 않는 이유로는 내부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내부통제를 더욱 강화시키고 금융위원회의 자본시장조사단 활동을 강화해 애널리스트들의 일탈 행위를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아울러 이보다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비수익부서인 리서치센터가 점차 '비용 부서'로 인식된다는 측면이 있다. 과거 리서치센터는 브로커리지 수익에 묶어서 판매된다는 인식이 있었다. 리서치센터가 무료로 리포트를 풀면 이를 회사의 영업에 활용해 브로커리지 수익이 증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증권사의 수익 중 브로커리지 부문이 갈수록 줄고 기업금융(IB) 부문 등의 비중이 커지자 리서치센터를 향한 압박이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요 수익원인 브로커리지 부문 비중이 줄자 리서치센터가 비용 부서로 인식됐다는 의미다.
주요 증권사들의 수익 구조는 브로커리지 수수료에 의존하지 않고 자기자본투자(PI) 부문, IB 부문, 자산관리(WM), 채권사업부문 등으로 다변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국제적으로 점차 수익부서와 리서치센터의 고리를 끊고 번들(Bundle) 형태의 리서치센터 수익창출 방식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추세"라며 "리포트 유료화로든 다른 방식으로든 리서치센터가 독자적으로 수익 창출을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성주호 경희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리서치 유료화를 하게 되면 애널리스트가 직접 본인의 리포트에 책임을 지는 방향으로 가게 돼 리서치 품질이 올라갈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리서치 부서가 마케팅 차원으로 이뤄지는 측면이 있어 독립성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hwahwa@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