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뮤지엄, 스누피 탄생 70주년 기념 특별전
권오상 이동기 홍경택 등 현대미술작가(19명)100점 공개
롯데 친환경 신소재로 제작된 스누피 아트 피규어도 전시
【서울=뉴시스】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1950년, 내가 만화를 처음 시작할 때와 같은 펜과 도구를 가지고 빈 종이 위에 그림을 그릴 수있다는 것은 진정한 축복이다. 또한 사람들이 사랑하고 아끼는 캐릭터를 그린다는 것은 너무나도 기분 좋은 일이다.”(찰스슐츠(1922~2000))
1950년 10월 2일 만화가 찰스 슐츠가 탄생시킨 4컷 연재 만화주인공들은 세상 유명한 캐릭터로 여전히 장난꾸러기들로 사랑받고 있다.
찰리 브라운 친구, 지구상에서 가장 유명한 강아지 '스누피’ 때문에 스누피로 더 알려져 있지만 만화 이름은 '피너츠(PEANUTS)'다.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태어난 찰스 슐츠는 어린 시절부터 만화가의 꿈을 꾸며 성장했다. 고등학교 시절에 만화와 관련된 수업을 이수한 찰스슐츠는 군에서 제대한 후 고향으로 돌아와 가톨릭 만화 잡지인 '타임리스 토픽스 Timeless Topix'에서 만화 레터링 작업을 시작했다.
이후 자신의 모교인 아트 인스트럭션 스쿨(Art Instruction Schools)의 강사로 재직하며 찰리 브라운(Charlie Brown)과 라이너스 마우러(Linus Maurer), 빨간 머리 소녀 등을 만나게 되었는데, 이후 이 인물들은 연재 만화 피너츠(Peanuts)의 중요한 캐릭터로 자리 잡는다.
1950년 찰스 슐츠는 만화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자신의 만화 샘플을 뉴욕의 유나이티드 피처 신디케이트 (United Feature Syndicate)에 보냈다. 이후 1950년 10월 2일부터 찰스 슐츠는 '피너츠'라는 이름으로 미국 전역 일곱 개의 신문에 그의 만화를 연재하기 시작한다.
피너츠는 찰리 브라운과 루시 반 펠트(Lucy van Pelt) 등 다양한 성격의 어린아이들과 찰리 브라운의 반려견인 스누피의 일상으로 이루어진다. 따뜻하고 순수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어린이들의 시선은 슬프지만 웃을 수밖에 없는, 아이러니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우리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한다.
피너츠는 TV 만화와 극장판 애니메이션,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로 발전되면서 전세계 대중문화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캐릭터로 자리매김한다. 사랑스러운 피너츠의 캐릭터들은 '타임 Time'이나 '라이프 Life' 등, 영향력 있는 시사 잡지의 표지를 장식했다. 또한 1984년에는 피너츠가 실린 2000번째 신문이 발간되면서 기네스북에 등재되었다
2000년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신문을 장식한 피너츠는 75개국 2,600개 이상의 신문에 실렸고, 40가지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면서 하루 3억 6천만명의 독자를 만나는 가장 사랑받는 만화로 자리 잡았다.
인기 절정의 두 주인공 찰리 브라운과 스누피는 1969년 아폴로 10호의 사령선과 달 착륙선의 이름이 되기도 했다. 이 결과를 토대로 같은 해 출발한 아폴로 11호는 인간의 달 착륙을 실현했다.
장난감 마니아라면 귀요미를 장착한 캐릭터들 때문에 하나쯤은 갖고 있을 정도로 지금도 인기 절정이지만 '스누피와 친구들'은 따지고 보면 나이가 70이 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다. 그래도 여전히 귀엽고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사랑받는 '피너츠(PEANUTS)' 주인공들이 서울에 상륙했다.
서울 잠실 롯데뮤지엄이 반세기 전 달 착륙의 순간을 함께한 스누피를 매개체로, 인류의 원대한 꿈이 펼쳐지는 우주를 주제로 한 'To the Moon with Snoopy'전시를 선보인다.
스누피와 함께 한 달 착륙의 역사를 보여주는 찰스 슐츠 뮤지엄의 'To the Moon: Snoopy Soars with NASA'가 출품됐다.1968년 시작된 ‘우주비행사 스누피(Snoopy, the Astronaut)’ 프로그램부터 스누피가 아폴로 10호를 거쳐 나사의 ‘세이프티 마스코트(Safety Mascot)’가 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자료들이 함께 출품됐다.
2002년에 개관한 찰스슐츠뮤지엄(Charles M. Schulz Museum, Santa Rosa, California)과 리서치 센터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피너츠 Peanuts' 코믹 스트립 원본을 보유하고 있다. 원작자 찰스슐츠의 전시와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카툰 아트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그의 다각적인 활동을 재조명하며, 전 세계 독자들에게 들려준 이야기를 기념한다.
스누피 만화주인공들을 위해 국내외 현대미술가들도 나섰다. 권오상, 박승모, 이동기, 이수경, 홍경택, 홍승혜등 19명의 한국 작가들이 제작한 회화, 조각, 설치, 미디어 아트, 스트리트 아트 등 100여점을 전시한다. 재료와 장르의 구분을 넘어 새롭게 해석된 피너츠 캐릭터들은 대중문화와 소통하며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한국 현대미술의 역동적 에너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롯데 첨단소재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제작된 '스누피 아트 피규어'가 공개됐다. 플라스틱 대체 소재인 에버모인ABS로 제작되어 미래를 위한 친환경 신소재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흰색과 검은 색의 똑같은 스누피피규어들이 예술가들의 개성에 따라 전혀 다른 형태로 변화되는 모습은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예술의 힘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또한 해외 작가인 케니 샤프(Kenny Scharf), 앙드레 사라이바(AndréSaraiva)가 참여해 스누피 달탐사를 기념하는 신작을 전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이와 함께 세계 패션계를 이끄는 윤춘호(YCH), 젠틀몬스터(GENTLE MONSTER) 등 13명의 디자이너들이 패션으로 풀어낸 '스누피런웨이 Snoopy Runway'도 선보인다.
석촌호수에도 스누피 친구들이 등장했다. 스티키 몬스터랩이 스누피 달 착륙 50주년을 기념하여 작업한 '루나 프로젝트'(27일까지)에도 함께했다.
‘행복은 포근한 강아지’라는 찰스 슐츠의 말에서 알 수 있듯 피너츠 속에는 세상을 향한 따뜻한 희망이 담겨있다. 우주 한가운데서 찰리 브라운과 스누피의 이름이 불린 것은 거대한 우주 속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진정한 가치를 일깨운다. 현대미술과 패션으로 풀어낸 피너츠의 모습은 무한한 예술적 창조력을 바탕으로 우리 삶의 의미를 돌아보게 하는 따뜻한 감동의 순간을 제공한다.
롯데월드타워 7층 롯데뮤지엄(에비뉴엘 6층)에서 열리는 스누피전시 'To the Moon with Snoopy'는 2020년 3월1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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