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 前국가안보보좌관 "시리아서 미군 철수는 미친 짓"

기사등록 2019/10/08 14:43:14

"쿠르드족, 4년 동안 IS 격퇴 위해 우리와 함께 싸워왔다"

【워싱턴DC=AP/뉴시스】수전 라이스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7일(현지시간) 터키의 침공을 앞두고 시리아 북부에서 미군을 철수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대해 '미친 짓(batshit crazy)'이라고 비난했다. 사진은 지난 2016년 7월 7일 미국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촬영된 라이스 전 국가안보보좌관 모습. 2019.10.08.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수전 라이스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시리아 북부에서 미군을 철수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대해 '미친 짓(batshit crazy)'이라고 비난했다.
 
7일(현지시간) 라이스는 CBS '스티븐 콜베어의 레이트 쇼'에 출연해 "일주일에 6일은 내 손에 머리를 쥐어박는 것 같다"며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행보의 의미와 이것이 미군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 쿠르드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강조했다.
 
앞서 백악관은 전날 오후 터키가 곧 시리아 북부에서 공격을 개시할 것이라며 미군은 이 지역에서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리아와 터키, 이라크 등지에서 분리독립을 추구해온 쿠르드족은 지난 2014년부터 미국의 이슬람국가(IS) 격퇴 작전에서 주요 지상 전력으로 활약해 왔다. 현재 1000명 이상의 미군이 시리아에 주둔해 있다.
 
그러나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이들을 눈엣가시로 여겨온 터키는 IS 격퇴 주요 병력인 쿠르드민병대 인민수비대(YPG)가 자국이 테러단체로 규정한 쿠르드노동당(PKK)과 연계됐다며 척결을 공언해 왔다. 이때문에 터키와 쿠르드족 간 완충 역할을 해온 미군이 철수할 경우 쿠르드족의 입지는 위험에 처할 수밖에 없다.
 
라이스는 "이 사람들(쿠르드족)은 지난 4년동안 IS 격퇴를 위해 우리의 장비를 가지고 우리 편에 서서 싸워온 사람들이다. 그들은 엄청난 희생을 치렀다. 그런데 우리는 단지 그들에게 '또 보자(See ya)'라고 말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IS와의 전쟁 과정에서 사망한 쿠르드족 전사만 1만1000여명으로 알려져 있다.
 
또 라이스는 "우리는 쿠르드족에게 동반자 관계를 약속했고, 그들이 우리와 함께 공동의 적을 무찌를 때 우리는 그들과 함께 서 있을 것이라고 보증했기 때문에 이건 정말 형편없는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북부 주둔 미군 철수 결정에 미 정계에서도 초당적인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미치 매코널 미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성명을 통해 "IS와 알카에다는 시리아에 여전히 위험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계속되는 시리아 내전은 중대한 안보와 인도주의 위협을 드리운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하원 수장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역시 성명을 통해 "북부 시리아에서 미군을 철수시킨다는 대통령의 결정은 심히 충격적"이라며 "IS 근절이라는 우리의 임무에 중요한 파트너였던 쿠르드족을 배신하는 것"이라고 했다.


jael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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