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판정 받았다가 확진…"표본에서 빠질 수 있어"
잠복기 최대 19일…"초기엔 정밀검사 비껴갈 가능성"
유입경로 여전히 미궁…인천 발병, 오늘밤 발표될 듯
명확한 유입 경로를 찾아내지 못한 상황이라 철저한 방역에 매달릴 수밖에 없지만, 정밀 검사 과정에서 방역망이 허술했던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ASF가 3차로 확진된 김포시 통진읍 소재 농장은 1차 발생지인 파주시 연다산동 소재 농가와 역학(질병의 원인에 관한 연구) 관련이 있는 방역대 내 324개 농가에 포함돼 지난 20일 정밀 검사를 진행했다. 검사 결과는 같은 날 '음성'으로 판정됐지만, 지난 23일 최종적으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ASF 발생 위험이 없다고 판단한 지 사흘 만에 기존 결과가 뒤집힌 것이다.
같은 날 파주시에 따르면 ASF가 네 번째로 발생한 파주시 적성면 소재 농장 역시 최근 정밀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주요 방역 조치 중 하나인 정밀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더라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방역 당국은 파주 지역 324개 농가를 포함, 연천 지역 220개 농가를 대상으로 정밀 검사를 완료한 상태다. 파주와 연천 각 지역에서 채혈을 거친 농가는 164곳, 162곳으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은 상태다.
당국은 검사 자체의 정확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검사를 위해 표본을 집계하는 '샘플링'(sampling) 방식에 따라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4일에서 최대 19일에 이르는 잠복기 역시도 변수다. 박 실장은 "잠복기 초기 상태인 돼지는 채혈을 하더라도 증상 등이 발현되지 않아 정밀 검사를 하더라도 양성 판정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실장은 "사람이나 야생 멧돼지와의 접촉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역학 조사를 진행 중이라 유입 경로를 어느 한 가지로 예단하긴 아직까지 어려운 상황"이라며 "방역 대책은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모든 측면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ASF가 수도권까지 확산될 조짐이 나타나면서 추가 확산을 막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명확한 유입 경로에 대해 당국은 여전히 말을 아끼고 있다. 박 실장은 이날도 "현재로선 구체적인 유입 경로는 파악된 것이 없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한편 방역 당국은 현재 인천 강화군 송해면 소재 돼지 농장에서 발견된 의심 사례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농가의 신고가 아닌 혈청 검사 중 발견된 것으로, 확진 여부는 이날 밤늦게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에서까지 ASF가 확진되면 살처분 대상에 오를 돼지의 수는 더욱 많아질 전망이다. 현재까지 살처분된 돼지는 총 1만9223마리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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