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국내 언론 최초 작품가격 사이트 'K-Artprice' 오픈
2015~2019 상반기 '경매 낙찰 총액 TOP 10' 분석 발표
'김환기 독주 시대'다. 국내 미술시장에서 그의 작품은 과연 얼마나 팔렸을까?
김환기의 작품은 2015년부터 2019년 상반기까지 5년간 약 141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서울옥션·케이옥션등 국내 미술품경매사 10여곳에서 거래한 낙찰가를 분석한 결과다.
지난 5년간 김환기의 작품은 580점이 경매에 올라 453점이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술시장에 나오기만 하면 낙찰되는 '돈 되는 그림'이라는 것을 반증한다.
이같은 내용은 뉴시스가 국내 언론 최초로 개발한 작품가격 사이트인 'K-Artprice(k-artprice.newsis.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뉴시스가 (사)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와 MOU를 맺고 23일 선보인 작품가격 사이트에는 국내 경매사에서 활발하게 거래되는 국내외 주요작가 200명의 작품가격을 제공한다. 작가당 5년간 거래 이력이 담긴 2만2400점의 가격을 한 눈에 파악 할 수 있다.
2019년 상반기 현재 국내 미술품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는 김환기(1913~1974)는 지난 5년간 국내 미술품 최고가를 갱신하며 1위부터 6위까지 김환기 작품으로 채우고 있다.
2018년 5월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85억3000만원에 낙찰된 '붉은 전면점화(3-Ⅱ-72 #220'(1972)가 국내 미술품 최고가로 등극해 있다.
'김환기 질주'는 2015년 시작됐다. 당시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김환기의 1971년작 '19-Ⅶ-71 #209'가 3100만홍콩달러(약 47억2100만원)에 낙찰되면서다. 이는 2007년 서울옥션 경매에서 45억2000만원에 낙찰됐던 박수근의 '빨래터' 이후 8년만에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으로 '김환기 시대'의 서막을 알린 작품이었다.
당시 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는 아시아 컬렉터가 구매했다고 전해진 김환기의 '푸른 점화' 작품은 이전 김환기를 대표했던 반구상화의 인기를 시들게 만들었다. '점점점 단색'으로 제작된 추상화, 일명 '전면 점화' 시리즈는 컬렉터들의 욕망을 점화시키는 기폭제가 됐다. 2015년 종전 최고가는 30억5000만원에 낙찰됐던 '꽃과 항아리'(80호)였다.
김환기의 작품가격은 현재 경매 신기록이 멈춰있는 상태다. 지난 5월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붉은 전면 점화와 비슷한 작품이 도전했지만 72억원에 팔려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를 넘어서진 못했다. 하지만 여전히 김환기의 대체제가 없다는 전망이어서 당분간 '김환기 독주'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가 '2015~2019 상반기 낙찰총액을 분석한 TOP 10'에 따르면 1413억원어치가 팔린 김환기가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2위는 이우환, 3위 정상화, 4위 박서보,5위 천경자 순으로 집계됐다.
5위까지 4명의 낙찰총액이 1위인 김환기의 낙찰총액과 엇비슷해 주목된다. 인기 작가 쏠림 현상이 심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출품작수나 낙찰된 수량을 비교할 때 김환기의 시장 선호도와 거래 비중이 얼마나 높은 지를 수치로 보여준다.
2위인 이우환은 556억(556점중 450점 낙찰), 3위 정상화 357억(250점중 213점 낙찰), 4위 박서보 347억(378점중 315점 낙찰), 5위 천경자 194억(446점중 326점 낙찰)로, 천경자는 유일하게 여성 화백으로 순위에 올라있다.
5년전과 달리 단색화가인 이우환 정상화 박서보가 높은 순위에 오른 점도 눈길을 끈다. 단색화는 지난 2012년 처음 미술평론가 윤진섭에 의해 명명된 작품으로, 서양의 미니멀리즘과 대별되는 '한국 미술' 작품으로 열풍을 일으켰다.
팔순이 넘어 봄날을 맞은 박서보·정상화 화백 등은 국제갤러리의 글로벌 마케팅에 힘입어 유럽과 중국 미국에서 잇따라 전시하며, 한국 미술로 세계미술시장에 눈도장을 찍었다.
이어 박수근이 6위에 자리해 '국민화가'의 체면을 세웠다. 박수근은 5년간 163점이 나와 123점이 팔려 190억원의 낙찰총액을 기록했다. 2000년대 후반 박수근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국내 미술시장을 이끈 이중섭은 8위로 밀렸다. 두 작가 모두 인기에 힘 입어 위작 사태가 불거지면서, 국내 감정이 논란이 됐고 이후 작품의 인기는 점차 사그라들었다.
이중섭의 작품은 5년간 50점이 거래됐다. 34점이 팔렸지만 낙찰률 68%지만 111억원을 기록했다.
박수근과 이중섭을 떼어놓은 7위는 '물방울 화가' 김창열 173억(455점중 357점 낙찰)이 차지했고, 9위는 지난 5월 베니스비엔날레가 열리는 베니스에서 개인전을 열어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은 윤형근(100억, 252점중 213점 낙찰), 10위는 장욱진이 자리매김했다. 355점이 나와 262점이 팔렸고 90억어치의 낙찰총액을 기록했다
낙찰총액과 함께 비교한 낙찰률 순위는 현재 미술시장 트렌드를 보여줬다.
낙찰률 순위는 단색화가들이 차지했다. 1위 정상화(85.2%) → 2위 윤형근(84.5%) → 3위 박서보(83.3%) → 4위 이우환(80.9%) → 5위 김창열(78.5%)’ 등 순이다.
흥미로운 점은 낙찰총액 10순위 중 생존작가가 상위 5순위에서 3명(이우환ㆍ정상화ㆍ박서보)이 들었고, 7위에 김창열 등 모두 4명으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이들이 단색화 계열로 분류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최근 미술시장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는 점을 알려준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도 분석됐다.
국민화가 이중섭(1916~1956)은 낙찰 총액 8위를 기록했는데 미술시장에서 작품 거래량이 얼마나 큰 비중을 갖는지 잘 보여준다.
같은 기간인 5년간 김환기가 453점을 낙찰시켜 약 1413억원의 매출을 올린 반면, 이중섭은 34점으로 약 111억원을 기록했다. 작품 평균 가격만을 따진다면, 이중섭(3억2800만원)이 김환기(3억1187만원)를 근소하게 앞선다.
만약 이중섭 역시 미술시장에서 다른 작가처럼 300여점 내외만 더 거래된다면 충분히 1000억원 이상을 기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자면 시장 선호도가 무엇보다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다. 이렇듯 미술시장도 다른 시장처럼 공급량과 수요량, 주변 경기현황과 트렌드의 변화 등 다양한 요소가 작용하기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아직 한국 미술시장은 특정한 트렌드에 쏠림현상이 강한 편이라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더욱 자세한 작품가격 정보는 뉴시스 작품가격 사이트 K-Artprice(k-artprice.newsis.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주요작가 200명의 거래 이력을 한눈에 볼수 있다. 10만원에 거래된 이중섭의 황소 판화부터 김환기의 85억3000만원짜리 붉은 점화까지 2만2400점의 작품가격이 총망라되어 있다. #클릭☞ K-Artprice(k-artpric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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