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통 "돼지열병 물리치려면 남측 도움 꼭 필요"
"최고존엄 체면 때문에 거절하는 北당국에 반발"
北 '파주서 돼지열병 발생' 보도, 협력 언급 없어
중국 단둥에 주재하는 북한의 한 무역간부는 최근 RFA에 "남조선(남한)에도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인터넷 뉴스를 통해 알았다"면서 "돼지열병이 발생하자마자 남조선에서는 국가적으로 방역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정부가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 우리(북한)와는 너무도 달라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4월 초부터 신의주에서 돼지열병이 발생해 시 방역소, 도 방역국을 거쳐 중앙에까지 전해졌지만 중앙에서는 각 지역 방역소 자체로 돼지열병 관련 대책을 세우라는 지시만 내렸을 뿐 실질적인 방역대책은 전혀 내놓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5월 들어 돼지열병 사태가 심각해지자 중앙에서 지역 간 돼지의 이동과 돼지고기 판매를 금지했지만 그때는 이미 늦었다"면서 "돼지열병 사태가 외부 국제사회로 전해진 직후 남조선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 방역을 도와주겠다는 제안을 했으나 우리가 받지 않았다는 소식을 듣고 방역소 간부들은 몹시 아쉬워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며칠 전 또다시 남조선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사업을 도와주겠다며 우리에 제안했다는 사실이 방역소 간부들에 알려졌다"면서 "돼지열병을 완전히 물리치려면 남조선의 도움이 꼭 필요한데 무슨 체면이 그리 중요해서 매번 거절하느냐며 반발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결국 중앙당의 막무가내 식 축산정책이 아프리카 돼지열병을 크게 확산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어 간부들의 당에 대한 불신만 깊어지고 있다"면서 "아직도 돼지열병으로 인한 피해가 심각한데 방역을 도와주겠다는 남조선의 요청을 최고존엄의 체면 때문에 거절하고 있는 당국에 대해 간부들조차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9일 경기도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사실을 국내 언론을 인용해 짧게 보도했다. 북측은 그러나 통일부의 남북간 돼지열병 방역협력 제의에는 아직까지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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