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중심 태풍에서 강풍까지 동반한 태풍 변질
제주도·부산 거의 스치며 통과…큰 피해 우려
22일 오후·밤 제주도·부산에 가장 근접 할 듯
제주도 산지에는 600㎜ 웃도는 매우 많은 비
20일 기상청에 따르면 타파는 이날 오후 3시 기준 일본 오키나와 남남서쪽 약 380㎞ 부근 해상에서 관측됐다. 중심기압 980hPa, 최대풍속 29m/s, 강풍반경은 330㎞에 이르는 강도 '중'의 중형 태풍이다.
정관영 기상청 예보정책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태풍이 빠른 속도로 발달하고 있다"며 "당초 예상보다 강한 비바람을 동반한 태풍으로 우리나라에 올라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시속 2㎞의 느린 속도로 서북서진 중인 타파는 고수온 해역을 지나며 세력을 키우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타파는 점차 속도를 높여 오는 22일 오후 3시께 제주도에, 같은날 오후 10시께 부산에 최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도를 통과할 당시 중심기압은 970~975hPa, 최대풍속은 32m/s로 예상된다.
본격적인 태풍의 영향은 오는 22~23일 양일 간 집중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에 앞선 21일부터 강한 비가 내리겠다. 이는 북쪽에서 남하한 한기와 태풍에 의해 남쪽에서 유입되는 고온다습한 공기가 충돌하면서 만들어지는 전면구름대의 영향이다.
정 과장은 "오늘 밤부터 내일까지 전면수렴대에 따른 집중호우가 먼저 온 가운데 이후 태풍의 중심이 올라오면서 강한 비바람이 수반돼 상당히 위험한 태풍이 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21일부터 23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제주도 150~400㎜, 강원영동·경상도·전남·울릉도와 독도 100~300㎜, 경기남부·강원영서남부·충북·충남남부·전북 30~80㎜, 서울과 경기북부·강원영서북부·충남북부 10~40㎜ 다.
지형의 영향을 받는 제주도 산지엔 600㎜ 이상, 태풍의 보다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포항·울산에는 400㎜ 이상의 매우 많은 비가 내리겠다.
정 과장은 "바람은 태풍의 중심에서 50㎞ 가량 떨어진 곳에서 가장 강하다"며 "따라서 태풍이 우리나라에 조금만 가까이 접근해도 바람이 굉장히 강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타파로 인한 예상 순간최대풍속은 35~45m/s다. 일부 도서지역에서는 50m/s를 넘어서는 강풍이 불 것으로 예측된다.
기상청은 이와 함께 월파 대비를 강조했다. 제주, 남해서부, 남해동부, 동해의 만조 시기가 태풍이 근접하게 될 시기와 맞물리면서 큰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 과장은 "차바가 왔을 때도 부산에 10m 넘는 파도가 일었던 사례가 있다"며 "그 사태가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한반도에 근접하게 지나가면서 최근 우리나라에 역대 5위급 강풍을 동반한 제13호 태풍 '링링’보다 세력은 작아도 더 큰 피해를 유발할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정 과장은 " 태풍 자체의 세기는 링링이 훨씬 강했으나 영향 정도는 타파가 훨씬 광범위하고 클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본격적인 태풍 영향권에 접어들기까지의 관건은 타파가 동쪽을 향해 방향을 트는 시점이다. 그 시점이 늦어져 보다 서쪽을 향한다거나, 상층의 강풍대가 예상보다 북쪽에 위치하면 보다 북상해 내륙까지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일찍 전향하거나, 상층의 강풍대가 남쪽으로 내려오면 우리나라에서 보다 멀어지게 된다.
정 과장은 "타파는 앞서 대한해협을 통과할 것으로 보였으나 현 시점으로 예측하면 대마도와 부산 사이를 지나갈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졌다"며 "그러나 접근하는 위치와 관계 없이 비바람의 영향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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