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운정신도시 인근 작은 농촌 마을 취재차량 '빼곡'
"북한서 전파?" 질문에 "몇년간 멧돼지 목격한 적 없어"
오후부터 본격 살처분… 마을 인근 외국인근로자 많아
17일 오전 10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판정을 받아 살처분을 준비 중인 경기 파주시 연다산동의 한 양돈농장 앞.
농장 입구 500여m 앞부터 바리케이트가 설치된 채 민간인 출입이 전면 통제되고 있었다.
국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인 만큼 차량 교행조차 불가능한 좁은 농로를 따라 취재진의 차량들이 빼곡하게 자리 잡으면서 여기저기서 차량 경적과 이동주차 요청이 쇄도했다.
하지만, 주변에는 축사가 있는 탓인지 민가가 드물어 마을주민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농장 앞은 대부분 논이었고, 뒤편은 얕은 동산이 자리 잡고 있어 주변 통행으로 인한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가능성은 거의 없는 상태였다.
농장에서 500m 남짓 거리에 영세한 공장 3~4곳이 보였지만, 전날부터 진행된 방역 조치 때문인지 인기척은 없었다.
지나가던 한 주민은 취재진에게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소식을 듣고 “뉴스에 나오던 곳이 여기였냐”며 깜짝 놀라기도 했다.
이번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곳은 이 마을에서 20여년 이상 돼지를 키운 주민의 농장이다. 그래서인지 동네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 소식에 안타까워하는 주민이 많았다.
이번 아프리카돼지열병의 발생 원인을 두고 북한에서 떠내려 온 멧돼지에 의한 전파가 유력하다는 설도 있지만,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은 “이 일대에서 몇 년간 멧돼지를 목격한 적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파주시에 확인해 본 결과 지난 2017년 이후 연다산동 일대에서 멧돼지가 발견되거나 피해신고가 접수된 것은 단 1건도 없었다.
해당 농장에 멧돼지를 막기 위한 울타리가 설치돼 있던 만큼 멧돼지에 의한 감염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였다.
잔반에 의한 감염 가능성 역시 해당 농장이 사료업체에서 공급받은 사료를 급여했고, 주민들도 “잔반을 실은 차량이나 경운기를 목격한 적이 없다”고 밝혀 큰 문제가 없었다.
다만 또 다른 감염경로인 감염된 음식물이나 인적 접촉에 의한 전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였다.
이번 ASF 발생 농가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 4명은 최근 소포를 받거나 해외를 다녀온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주변 외국인 근로자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기도와 파주시는 이날 오후부터 해당 농장에서 사육 중인 돼지 2400마리를 본격적으로 매몰 처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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