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장례 형식 '조국 규탄' 집회…"공정·정의 별세"

기사등록 2019/09/06 20:17:33

"법 지켰다고 도덕적이고 정의로운 건 아냐"

장례 형식으로 진행된 3차 집회, 헌화 진행

"상주가 돼 정의 마지막 길 배웅, 영면하라"

【서울=뉴시스】이창환 기자=고려대학생 300여명은 이날 오후 7시께 고려대 민주광장에서 장례 형식의 3차 집회를 진행했다. 2019.09.06. leech@newsis.com
【서울=뉴시스】이창환 기자 = 고려대 학생들이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열린 6일, 딸 조모(28)씨 관련 의혹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3차 집회를 진행했다.

이날 집회는 '고(故) 기회의 평등', '고(故) 과정의 공정', '고(故) 결과의 정의' 등 숙환(위선과 편법)으로 별세했다는 취지의 '장례 형식'으로 열렸다.

집회 집행부는 검은 정장의 상복 차림이었고, 일부 집회 참가 학생들도 검은색 복장과 마스크를 갖춰 입었다.

전날 고려대 커뮤니티 '고파스'에는 이날 열릴 3차 집회와 관련해 '故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가 숙환(위선과 편법)으로 별세하셨기에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라는 문구가 담긴 포스터가 게재되기도 했다.

학생 300여명은 이날 오후 7시께 고려대 민주광장에서 시작된 집회에서 "민주광장에서 정의의 죽음에 대해 외친다. 지난달과 몇 해 전, 그리고 오늘 촛불을 들게 한 건 항상 불의고 그것이 향하는 곳은 항상 정의다"라며 "'기회가 평등하고 과정이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롭다'는 현 정부 취임사처럼, 과연 그런 나라로 향해 가고 있다고 자신있게 답할 수 있느냐"고 외쳤다.

그러면서 "법이란 도덕의 최소한이라는 말이 있다. 법은 우리가 결코 잃어선 안 되는 현재 가치를 수호하는 것이지만 도덕과 정의는 법보다 항상 더 넓은 범위의 가치를 향해야 한다"며 "최소한의 도덕인 법을 지켰다고 해서 그 사람(조 후보자)이 도덕적이고 정의로운 사람이라는 증거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법무부 장관은 우리나라의 법을 집행하고 수호하는 자리이며, 현재의 법뿐만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도 설정하는 자리이기도 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처럼 누구보다 올바른 정의관으로 모두에게 평등한 기준을 제시해야 하는 자리에 대통령은 불법 아닌 편법 그리고 모른다고 일관하는 조 후보자를 내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참석자들은 "덕분에 당신들이 말했던 것들(취임사)이 사실 오래 전 우리 사회에서 숨을 거뒀음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정의를 부르짖는 20·30세대는 당신의 정치적 도구였음을 확인했고, 우리는 상주가 돼 완장을 차고 참담한 마음으로 정의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려고 한다. 영면하소서"라고 덧붙였다.

이후 이들은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 등의 문구가 담긴 영정 사진과 검정색 우산을 들고 광장을 한 바퀴 도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집회에 참가한 학생들은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 '참으로 무지한 소리, 즐', '허위사실 기재했다, 고대입학 취소하라', '눈치게임 하지말고 규정대로 처리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고대생들의 촛불집회는 지난달 20일 고파스를 통해 로스쿨생이라고 밝힌 한 학생을 통해 처음 제안됐다.

이후 지난달 23일과 30일 2차례 촛불집회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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