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경제포럼 참석 푸틴·아베, 회담…아베, 러 G7 복귀 촉구(종합)

기사등록 2019/09/05 18:00:39

러일 정상, 평화조약 체결 등 문제 논의, 협력 확인

11월 APEC 기간 맞춰 다시 정상회담 하기로

푸틴, 회담 전 日 견제 행보, 영토 분쟁서 "양보하지 않을 입장 시사"

【서울=뉴시스】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동방경제포럼이 열린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별도로 회담을 가졌다. 사진은 NHK뉴스 갈무리. 2019.9.5
【서울=뉴시스】김예진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약 2개월 만에 정상회담을 가지고 쿠릴 열도 등 영토 분쟁을 포함한 평화 조약 협상을 위해 미래 지향적인 작업을 추진하기로 확인했다. 별다른 큰 성과는 없이 지속적인 협력 확인 등에서 그친 것으로 보인다.

NHK, 니혼게이자이 신문 등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제 5차 동방경제포럼 참석차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별도로 약 1시간 30분 동안 양자 정상회담을 가지고 이같이 협의했다.

또한 두 정상은 회담에 동석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고노 다로(河野太郎) 일본 외무상에게 양국이 수용 가능한 해결책을 위해 협의를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쿠릴열도 공동경제활동과 관련해서는 일본의 쓰레기 처리 전문가가 쿠릴열도를 방문하는 것과 내달 시험적으로 관광 투어가 실시되는 등 구체적인 진전이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아베 총리는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의 주요 7개국(G7) 재가입과 관련 "국제적인 과제 대응에 있어 러시아의 건설적인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대화에 대한 관여가 필요하다"며 복귀를 호소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양 정상은 북한 정세와 관련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긴밀한 협력을 계속하기로 뜻을 모았다. 

러일 정상은 오는 11월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도 만나 별도로 양자회담을 가지기로 합의했다.

회담을 시작하기 전 푸틴 대통령은 "양국 간 관계가 안정적이고 다이나믹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며 “현재 상황을 논의할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일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6월 회담 후 불과 2개월 만에 북방영토(쿠릴열도의 일본명)에 옛 도민(이 섬에 거주하던 일본인)이 항공기를 통한 3년 연속 참배 등 합의사항이 착실히 실현되고 있는 것을 (좋게)평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오늘 러일 평화조약 문제, 양국 간 관계, 국제적인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해 미래를 위한 논의를 하겠다"고 말했다.

NHK는 이번 러일 정상회담에서 쿠릴열도 문제를 포함한 평화조약 이슈와 쿠릴열도에서의 공동 경제활동 등을 둘러싼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관측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오후 동방경제포럼 전체 회의에서 연설을 예정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 연설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평화조약의 조기 체결을 호소할 것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러일의 평화조약 체결은 '역사적 사명'이라며 체결 협상 가속화를 촉구할 방침이다.

일본은 평화조약 체결 이외에도 러시아가 실효 지배중인 쿠릴 4개섬을 반환받고 싶어한다. 하지만 러시아 측의 강경한 자세에 쿠릴열도 문제에 대한 큰 진전은 없다.

양국 정상은 지난해 11월 평화조약 체결 후 쿠릴 4개섬 중 2개섬을 일본에 반환한다고 명기한 '소일공동선언'에 기초해 "평화조약 체결을 목표로 한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지난 6월 양국 정상회담에서 평화조약에 대한 큰 틀 합의가 불발되며 양국의 입장차만을 확인했다.

러시아는 여전히 쿠릴열도 반환에 강경한 입장이다. 이번 러일 정상회담 전인 5일 새벽 푸틴 대통령은 쿠릴열도 4개 섬 중 하나인 시코탄(色丹)섬 현지 기업이 건설한 수산 가공공장 가동 기념식에 중계 영상을 통해 축하의 말을 전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 소식을 전하며, 러시아가 일본과의 영토 문제에서 양보하지 않을 입장을 시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aci2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