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일본車 테러…8자리 번호판 일본산 차량 집중 타깃 우려

기사등록 2019/09/04 17:04:05

1일부터 도입된 8자리 번호판 일본산 차량 차주들 불안

8자리 번호판은 양국 갈등 격화 이후 구매한 것이란 이유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일본의 무역 보복 조치에 시민들의 자발적인 불매운동이 한창인 19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에 위치한 1번가 공인중개사에 '위선자 일본차량 주차금지'를 적어놓은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2019.07.19.pmkeul@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연 기자 =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테러로 의심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차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3일 경기 성남시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는 스즈키 차량의 뒷유리가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차 소유자가 뒷유리에서 주먹 크기의 구멍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으며, 일본 차량이라는 이유로 발생한 테러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달 25일에는 김포시의 한 골프장 주차장에서 렉서스 승용차 3대가 돌로 긁혀 파손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의자는 "일본산 차량들이 주차돼있어 문쪽을 돌로 긁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카페 등에도 토요타·렉서스·혼다·닛산·인피니티 등 일본차에 대한 고의적 타이어 펑크, 도장면 긁기, 주유거부 등의 사례가 발생했다는 게시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렉서스 차량의 차체 드릴로 인한 구멍이 여러개 뚫린 사진을 올린 한 렉서스 차주는 "차량 외관과 각종 등화류, 사이드미러 등을 싹 다 교환해야 할 듯 하다"며 "경찰이 사진을 찍어갔는데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토요타 프리우스를 소유하고 있는 한 차주는 프리우스 차주 카페에 글을 올려 "말로만 듣던 일본차 테러를 직접 당했다"며 "음료를 쏟아붓고 가서 엔진룸까지 새어 들어갔다"며 "이런 식의 테러는 일본을 향한 불매운동이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인천=뉴시스】 함상환 기자=23일 오후 인천 남동구 구월동 수협사거리에서 인천 시민들이 일본자동차를 부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19.07.24 (사진=독자 제공)hsh3355@newsis.com
닛산 알티마를 보유 중인 차주는 "부인이 '일본차라 죄송합니다'라고 써붙이고 다니라고 한다"며 "꼭 이렇게 까지 해야하나"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1일부터 도입된 8자리 번호판을 달고 있는 일본산 차량에 대해 '매국노' 낙인을 찍으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이달 들어 새로 등록하는 차량은 기존 7자리에서 8자리로 바뀌었다. 국내 유명 자동차 커뮤니티들에는 "8자리 번호판을 단 일본차들은 불매운동 이후 구입한 차량", "8자리 번호판을 단 일본차는 매국노 번호"라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감정적 대응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타인의 재산에 해를 가하는 것은 엄연한 범죄행위"라며 "불매운동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부끄러운 행동"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일본차 신규 등록 대수는 1398대로 전년 동기 3247대보다 1849대 줄어들며 약 57%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닛산은 전년 동기 대비 87%, 혼다는 81%, 인피니티는 68%, 토요타는 59% 판매가 각각 줄었다. 반면 하이브리드 수요가 몰리며 렉서스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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