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깜빡이' 켜둔 이주열 "필요시 대응 여력 있다"

기사등록 2019/08/30 12:16:27

"경제상황에 따라 필요시 대응할 만한 여력 있어"

"실효하한 밑으로 금리 내리는건 신중할 수 밖에"

"올 성장률 전망치 2.2% 수정할 상황은 아니야"


【서울=뉴시스】조현아 천민아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필요시 대응할 수 있는 통화정책 여력이 있다"며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의 '실효하한'이 소위 기축통화국보다 높아야 하고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이 낮아진 점을 감안하면 과거에 비해 정책적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경제 상황에 따라 필요시 대응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정책 여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50% 수준으로 동결했지만 향후 추가로 금리를 내릴 여지가 있는 점을 내비친 셈이다. 다만 실효하한 수준 밑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신중히 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실효하한 금리 수준에 대해선 "실효하한은 통화정책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지점으로 볼지, 기축통화국이 아닌 국가에서 자본유출을 촉발하는 지점으로 볼지 등 기준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추정 방법 등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30일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기준금리 인하 조정 폭을 현재의 0.25%포인트가 아닌 0.1%포인트씩 조정하는 '마이크로 스텝' 방안에 대해서는 "만약 금리 폭을 25bp(1bp=0.01%포인트)보다 작게 조정할 경우 충격은 줄일 수 있지만 실물 경제나 금융 시장에 의도한 만큼 유의미한 효과를 내기가 어렵다"며 "현재로선 25bp로 운용하는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전망치(2.2%)를 하회할 가능성과 관련해선 "아직 수정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대외 리스크가 커진건 사실이지만 당장 수치로 반영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아직 조정 여부를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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