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박종성·민준영, 2009년 등반중 실종
히말라야 '직지루트' 등반로 개척목적
최근 시신 상태로 발견…실종 10년만
유해 17일 오전 6시께 인천공항 도착
유족 등 두 대원 사진·유해 들고 귀국
운구 모습에 입국장의 시민들도 숙연
"10년만의 귀국…이제야 등반 마무리"
두 대원의 유해를 수습한 유가족과 박연수 전 직지원정대장, 최인배 한국산악구조대 부대장은 네팔 카트만두에서 대한항공 KE696편을 타고 17일 오전 6시18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검은색 상복 차림의 유족들은 두 대원이 등반 중 함께 찍은 사진과 유해를 들고 입국장으로 들어왔다. 이 모습을 지켜본 입국장 시민들은 잠시 숙연한 모습으로 고향의 품으로 돌아온 두 대원을 환영하기도 했다.
이날 입국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박연수 전 직지원정대장은 "10년 만에 돌아온 두대원의 등반을 마무리해야겠다"고 밝혔다.
박 전 대장은 "우리는 늘 (두대원과) 함께 했었고 앞으로도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대원들은 10년간 히말라야의 차가운 비바람과 기우를 온몸으로 담아냈다"며 "그동안 친구들은 가족들을 그리워하면서 히말라야에서 잠들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10년 만에 우리 곁으로 돌아온 두 대원을 청주로 모셔 산악인 그리고 동료, 시민들과 잠시 만남의 시간을 갖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 편안한 시간을 가지며 10년간의 등반을 마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대장은 10년 만에 발견된 두 대원의 시신 상태에 대해서 "우리 친구들은 자연의 비 바람을 맞은 상태에서 (10년 전)그대로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가족을 기다리는 모습으로 옷을 입고 있었다"며 "히말라야 비바람과 함께 우리를 만나기 위해서 어둠 속에서 소산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친구들은 10년 만에 부모님 품으로 돌아왔지만, 히말라야에서 실종된 약 100여명의 한국 산악인들은 설원 어디엔가 누워있다"면서 "이번을 기회를 계기로 그분들도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따뜻한 관심을 가져주셔 감사하고 긴 시간이었지만 (두 대원이)우리 곁으로 돌아올 수 있어서 다행이고 이제는 따뜻한 고향에서 부모님 품에서 쉬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등반을 마무리한 두대원이 가진 알파인 정신을 어떻게 승화시킬 것인지 생각할 것이라"면서 국민과 산악인 그리고 두 대원에게 감사와 사죄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앞서 故 박종성, 민준영 대원은 지난 2009년 9월25일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히운출리 북벽(6441m)에 직지루트를 개척하기 위해 정상을 오르던 중 해발 5400m 지점에서 베이스캠프와 마지막 교신을 한 뒤 실종됐다.
직지원정대는 두 대원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수차례 히운출리를 찾았으나 번번이 실패했고 10년이 지나 히말라야 빙하가 녹으면서 두 대원의 마지막 교신 지점에서 아래로 320m 떨어진 곳에서 시신이 발견 됐다.
한편 직지원정대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직지를 전 세계에 알리고자 2006년 충북산악인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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