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네이버·NHN, 공세…토종사 금융 클라우드시장 주도권 잡는다

기사등록 2019/08/14 14:31:32
【서울=뉴시스】이진영 기자 = KT·네이버·NHN 등 토종 IT 기업들이 잇따라 금융 클라우드(가상서버) 서비스 수주에 성공하며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클라우드 시장의 대부분을 외국계가 점령한 상황에서 정부의 규제 완화 조치로 올해부터 확대된 금융 클라우드 시장은 선점하겠다는 각오다.

14일 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에서 IT 전문기업으로 분할돼 출범한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은 금융 클라우드 서비스 첫 고객사로 IBK기업은행과의 계약을 조만간 체결할 예정이다.

NBP는 지난 6월에는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이 금융보안원에서 진행하는 클라우드 안정성 평가를 100% 충족하며 통과했다고 밝힌 바 있다. NBP는 금융과 공공 영역에 집중해 본격적으로 클라우드 사업 성장을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네이버는 또 코스콤과 금융 특화 클라우드를 구축하기 위한 공동사업 계약을 체결하고, 올 8~9월 중 여의도에  ‘금융 특화 클라우드 시스템’ 및  ‘금융 클라우드 존’ 오픈을 앞두고 있다.

앞서 KT도 지난 6일 서울 목동 IDC2에 금융클라우드 전용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발표했다. 이 시스템에는 KEB하나은행의 신규 사업 중 하나인 '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GLN) 플랫폼을 비롯해 '제로페이 포인트 플랫폼' 등 여러 금융 분야 서비스가 수용될 예정이다.

KT는 또 데이터센터부터 네트워크·클라우드·서비스형 플랫폼(P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까지 통합 제공할 수 있는 국내 유일 사업자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향후 KT는 2023년까지 5년간 클라우드 사업에 5000억원을 새로 투자하고 전문 인력 1000명을 육성할 계획이다. 김주성 클라우드 사업 담당 상무는 "금융규제 환경을 완벽히 준수한 KT 금융 전용 클라우드를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앞으로 국내 금융 클라우드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NHN도 지난 5일 국민은행, KB증권,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KB캐피탈, KB저축은행 등 KB금융그룹 6개 계열사에 금융 특화 클라우드 서비스인 ‘토스트(TOAST) 시큐어’를 도입하는 계약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2014년에 클라우드 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NHN은 금융사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동훈 NHN 클라우드사업그룹 이사는 "앞으로 금융사 및 핀테크 기업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금융 클라우드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IT 기업들이 금융 클라우드 서비스 공세에 나선 것은 올해 초 전자금융감독규정이 개정되면서 개인의 신용정보, 거래 정보 등 핵심 금융 데이터도 외부의 공용 클라우드에 저장해 활용하는 것이 가능해진 데 따른 것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아마존, 구글, 외국계 기업들이 까다로운 금융 클라우드 서비스 인증 작업 등으로 주춤하는 사이 국내 IT 기업이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며 "토종사들은 전반적으로 금융과 공공 부문 클라우드에서 승부를 보려고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mint@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