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과 마카오를 독립국가로 표기해
【서울=뉴시스】김예진 기자 =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베르사체가 홍콩과 마카오를 별개의 나라로 표기한 자사 티셔츠에 대해 결국 사과문을 발표했다.
CNN 등에 따르면 베르사체는 11일(현지시간) 중국 웨이보 공식 계정에 사과문을 올리고, 실수를 했다면서 논란을 부른 티셔츠는 지난달 24일 판매를 중단, 모두 폐기했다고 밝혔다.
사건은 최근 베르사체가 새롭게 공개한 티셔츠에서 시작됐다. 이 티셔츠에는 여러 국가와 도시 이름이 적혀져 있었는데, 홍콩과 마카오를 중국과는 별도의 나라로 표시한 것. 영국과 포르투갈은 각각 1997년과 1999년에 홍콩과 마카오 통치권을 중국이 이양한 바 있다.
해당 티셔츠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하자, 중국에선 파문이 일었다. 특히 최근 홍콩에서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민감한 시기에 '티셔츠 논란'이 발생하면서, 일이 더욱 커졌다.
홍콩에서는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을 계기로 시작된 시위가 최근 반중국, 홍콩 독립으로 확산해 10주째 계속되고 있다. '홍콩 독립'을 표기한 깃발까지 등장하면서 중국 정부가 상황을 주시하는 민감한 시기다.
수석 디자이너인 도나텔라 베르사체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나는 우리 브랜드가 최근 저지른 유감스런 오류에 대해 사과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중국의 자주권에 대해 멸시하려는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논란은 아직 식지 않고 있다. 베르사체의 홍보대사인 중국 배우 양미는 계약을 해지하고 나섰다. 그는 “중국 국민으로서” 베르사체와 협력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국민으로서 매우 불쾌하다고도 밝혔다.
앞서 지난해 11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돌체앤가바나는 '젓가락으로 먹기' 제목의 패션쇼 홍보영상에서 아시아 여성이 젓가락으로 피자, 파스타 등을 먹는데 애를 먹는 모습을 과장되고 우스꽝스럽게 묘사해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중국 유명 연예인들인 장쯔이, 리빙빙, 황샤오밍, 천쿤, 왕쥔카이 등이 패션쇼를 보이콧하는 등 불매운동이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자, 설립자인 도메니코 돌체와 스테파노 가바나가 공식 웨이보에 사과 동영상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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