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게로 "첫 홈런, 팀 승리에 도움돼 기쁘다"

기사등록 2019/08/11 20:42:51 최종수정 2019/08/11 20:57:58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KBO리그 LG 트윈스 대 SK 와이번스의 경기, 4대3으로 승리를 거둔 LG 페게로가 기뻐하고 있다.  2019.08.11.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LG 트윈스 카를로스 페게로(32)의 방망이가 드디어 깨어났다.

페게로는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결승 홈런에 추가 타점까지 그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그동안 팀이 기다려왔던 모습이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0-2로 뒤진 2회말 무사 2루 찬스에 선 페게로는 유격수 땅볼을 쳤다. 2루주자 유강남이 아웃되면서 1사 1루가 됐다. 후속 김민성이 좌월 투런포를 쏘아 올리면서 페게로는 득점을 올려 한숨을 돌렸다.

두 번째 타석에서 고대하던 장타가 터졌다. 2-2로 맞선 4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SK 선발 박종훈의 4구째 시속 121㎞짜리 커브를 공략해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폭발시켰다.

KBO리그 데뷔 16경기, 66타석 만에 터진 첫 홈런이자 장타였다.

기세를 몰아 3-2로 앞선 6회 1사 1, 3루에서는 박종훈에게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날려 4-2로 도망가는 점수까지 만들어냈다.

페게로의 활약에 힘입어 LG는 4-3으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페게로가 결승타를 수확한 건 처음이다.

페게로는 지난달 10일 토미 조셉의 대체 외인으로 LG와 사인했다. LG는 입단 당시 페게로에 대해 "파워가 좋은 선수"라고 소개했다. 타선 강화를 꾀할 수 있는 승부수로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시즌 중반 KBO리그에 데뷔한 페게로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15경기에 나와 타율 0.228, 7타점에 머물렀다. 무엇보다 장타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정확도는 물론 파워에도 물음표가 붙는 타격이었다. 어느새 4번 타순에서도 밀려났다. 지난 9일 NC 다이노스전부턴 6번으로 자리를 옮겼다.

외인 타자가 힘을 쓰지 못하면서 LG 타선도 위압감을 주지 못했다. 막판 순위 싸움은 물론 가을야구까지 염두에 둔 LG로선 답답함이 커졌다.

마침내 터진 한 방으로 희망을 쐈다. 류중일 LG 감독은 경기 후 "페게로의 결승 홈런과 추가 타점이 아주 좋았다"고 칭찬했다.

페게로는 "팀이 승리할 수 있어 기쁘고, 특히 1위팀 SK를 상대로 승리해서 더욱 기쁘다. 첫 홈런이 팀의 승리에 도움이 돼 기뻤다"며 활짝 웃었다.

자신의 역할에 더 집중할 생각이다. "장타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팀에 잘 적응하고, 항상 팀 승리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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