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 2016 vs 철새정치' 평화당 분당의 광주·전남 민심

기사등록 2019/08/11 09:56:24

민주평화당 사망선고, 여당 견제세력 구축해야

창당 1년6개월만에 당 쪼개는 것은 '구태정치'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평화당 대안정치연대 회의에서 유성엽 원내대표와 장병완 의원 등 참석자들이 대화하고 있다. 2019.08.08.kkssmm99@newsis.com

【광주=뉴시스】맹대환 기자 = 민주평화당의 분당이 기정사실화되면서 호남지역 당원들 사이에서도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견제할 수 있는 건전한 대안세력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과 창당 1년6개월 만에 당을 쪼개는 것은 '철새정치'라는 비판이 맞서고 있다.

11일 민주평화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에 따르면 소속 의원 10명이 오는 12일 탈당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대안정치는 현재 민주평화당 지지율 2%대는 사실상 민심으로부터 사망선고를 받은 것과 같다고 판단하고 있다.

목표는 '어게인 국민의당 2016'이다. 당시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은 광주·전남지역 18석 중 16석을 차지했다.

총선까지 남은 8개월 동안 민주당을 견제하고 민생정치를 이끌 수 있는 제3지대 대안세력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광주·전남의 야권 지지율이 지리멸렬한 상황에서 향후 필연적인 야권 정계개편의 흐름을 민주평화당에서 주도하겠다는 복안도 깔려있다.

민주평화당 간판으로 내년 총선을 대비해 온 김명진 광주 서구갑 지역위원장은 "간판이 없어지면 당장 활동하는 데 어려움은 있겠지만 지역 유권자들을 만나보면 민주당의 경제 실책을 비판하면서도 마땅한 대안세력이 없어 안타까워 하고 있다"며 "민주평화당의 실험은 이미 끝났다고 봐야 한다. 건전한 대안세력을 구축하는 것이 대세가 됐다"고 말했다.

반면 비당권파인 대안정치 의원들의 탈당에 비판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당장 광주·전남·전북지역 평당원협의회 소속 당원들이 오는 12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탈당을 비판할 예정이다.

이들 평당원들은 국민의당에서 쪼개진 민주평화당이 다시 1년6개월 만에 분당하는 것은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구태정치'이자 '철새정치'라고 비판하고 있다.

탈당을 결행하는 과정에서 평당원들의 의견이 배제된 데 대해서도 울분을 토하고 있다.

민주평화당 평당원협의회 임동빈씨는 "민주당에서 국민의당으로 다시 민주평화당으로 당적을 옮기는 과정에서 오직 국회의원들의 목소리만 있었을 뿐이다"며 "이 같은 정치행태는 민심에 울림이 없다. 더이상 농락당하지 않을 것이다"고 토로했다.

이어 임씨는 "당적이 수시로 바뀌면서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했던 여러 당원들이 상당한 자괴감에 빠져 있다"며 "현역 의원들이 내년 총선 당선만을 위해 당을 다시 쪼개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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