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폰' 혐의 로버트 할리 "국민께 죄송…벌 받겠다"

기사등록 2019/08/09 13:22:06

하일, 3월 중순 자택 등서 필로폰 2회 투약 혐의

외국인 지인과도…검찰조사서 대부분 혐의 인정

"미국비자 취소…위독한 어머니 임종 못 지킬듯"

검찰, 징역 1년·집행유예 2년 벌금 70만원 구형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마약 투약 혐의를 받은 방송인 하일(미국명 로버트 할리)이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08.09.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고가혜 기자 =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방송인 하일(미국명 로버트 할리·60)씨에 대한 첫 재판에서 검찰이 하씨에게 징역형을 내려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날 오전 11시20분 서울서부지법 형사1단독 이승원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하씨의 마약 투약 혐의 1차 공판에서 검찰은 하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70만원을 구형했다.

하씨는 지난 3월 중순께 인터넷을 통해 구매한 필로폰 1g을 서울 자택 등에서 두 차례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이 가운데 한 차례는 외국인 지인 A씨(20)와 함께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A씨도 하씨과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하씨가 초범이고 범행을 자백하고 있으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구형이유를 밝혔다.

또 A씨에 대해서는 "현재 난민체류자로 난민신청을 한 상태에서 마약류를 취급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나 범행을 자백하고 반성하고 있다"면서 징역 10개월과 집행유예 2년, 벌금 70만원을 구형했다.

하씨 측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하씨가) 그동안 방송인으로서 타의 모범을 보이고 살아왔으나 이렇게 법정에 선 것 자체로 가족들과 하씨를 보는 많은 사람에게 실망을 줘 후회하고 있다"면서 "한 번의 잘못된 선택으로 모든 것을 잃게 되는 일이 없도록 (마약)치료를 받는 등 노력하고 있으니 최대한 관용을 베풀어달라"고 밝혔다.

또 "하씨가 최근 미국에서 비자취소 결정을 받았다. 어머니가 위독한 상황인데 미국에 들어갈 수 없게 돼 어머니를 만날 기회를 잃었다"면서 "본인의 명예와 모든 걸 잃었고 어머니 임종도 지키지 못하게 됐지만 모두 본인의 잘못된 선택인 만큼 (벌도) 달게 받겠다"고 덧붙였다.

하씨는 "어렸을 때부터 모범적인 학생으로 살았고 결혼하고 나서는 모범적인 남편, 아버지가 되려 노력했다. 그런데 순간의 잘못된 생각으로 모든 사람을 실망시켰다"며 울먹였다.

또 "무엇보다도 대한민국 국민들을 실망시켜 앞으로 제가 어떻게 사죄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앞으로 죽을 때까지 반성하겠다"고 말했다.

A씨 측 변호인은 "A씨가 한 번 밖에 투약하지 않았고 동종전력이나 형사조사 전력도 없으나 모두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 "A씨가 아직 어리고 임신한 여자친구와 동거 중인데, 이들의 장래를 생각해 최대한 관용을 부탁한다"고 밝혔다.

또 A씨는 "앞으로 성실히 살면서 임신한 여자친구 병원비를 댈 것"이라면서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이들을 수사한 경찰은 4월8일 서울 강서구의 한 주차장에서 하씨를 체포했으며,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기각돼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진행했다. 하씨 사건은 수원지검이 수사를 하다 주거지 관할을 고려해 서부지검으로 이송됐다.

하씨는 검찰 조사에서 대부분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검찰은 하씨와 A씨를 지난달 9일 불구속 기소해 재판에 넘겼다.

이들에 대한 선고공판은 오는 28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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