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9일 8개의 장관급 직위를 교체하는 개각 인사를 단행하면서 금융위원장에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을 지명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으로 국내·외 금융환경에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탁월한 국제감각과 탄탄한 글로벌 인맥을 갖춘 은 후보자가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이 나오고 있다.
은 후보자는 유럽재정위기와 신흥국 위환위기 발생 당시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 등을 지낸 국제·금융 분야의 전문가로 손꼽힌다. 또 과감한 시장안정조치로 국내 외환·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세계은행(WB)에서 경제자문관, 상임이사 등도 지냈다.
특히 금융권과 관가에서는 은 후보자를 '위기의 해결사'로 부른다.
수은 관계자는 "은 행장은 가는 곳마다 어려운 난제를 잘 풀어내 '해결사'로 통한다"며 "특히 수은도 지난 4년여간 조선, 해운업 부진 등으로 대규모 적자를 보는 등 경영지표가 좋지 않았는데, 은 행장의 취임 이후 영업실적이 좋아지더니 지난해에는 7000억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냈다"고 말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017년 말 167억7200만원에서 6858억7700만원으로 급증했다. 올 1분기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을 14.91%까지 끌어올리며 건전성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막대한 적자로 부실경영 비판에 휩싸이자 수은이 2016년 자체적으로 내놓은 경영 혁신안을 모두 성공적으로 완료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뿐 아니라 은 후보자는 북한 리스크, 일본의 수출 규제 등 각종 어려움 속에서도 공적 수출신용기관으로서는 세계 처음으로 멕시코 현지에서 페소화 채권을 발행하는 등 투자자 저변 확대와 조달시장 다변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도 했다.
직원들에게 소탈하면서도 강한 리더십을 보여온 것도 은 후보자의 특징이다. 은 행장은 지난 2년여간 7~8차례에 걸쳐 전 임직원들과 강당에 모여 타운홀 미팅을 열고 의견을 나눴다. 또 외부일정이나 특별한 일이 없으면 간부식당 대신, 직원식당을 주로 이용하는 등 직원들과의 격의없는 소통에 나선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수은 내부에선 은 행장의 금융위원회행(行)을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높다. 수은 관계자는 "강성으로 분류되는 수은 노조가 은 행장에게 직접 감사패를 전달할 정도"라며 "수은 출신 금융위원장이 세 명이나 배출된 것은 명예로운 일이지만, 임직원들 입장에서는 좋은 리더를 보내는 것이 아쉬운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은 후보자는 1961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하와이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재무부 관료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경제보좌관실에 몸담기도 했다.
▲1961년 출생 ▲군산고 ▲서울대 경제학과 학사 ▲하와이대 경제학 박사 ▲재무부 외환정책과장 ▲재정경제원 금융정책과장 ▲대통령 비서실(경제구조조정기획단) ▲국제연합무역개발협의회(UNCTAD) 투자기업국 파견 ▲재경부 국제기구과장 ▲대통령 비서실(경제보좌관실) ▲세계은행(WB) 시니어 이코노미스트 ▲기재부 국제금융정책관 ▲기재부 국제금융정책국장 ▲기재부 국제업무관리관 ▲WB 상임이사 ▲한국투자공사 사장 ▲한국수출입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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