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로 변해 탈옥 시도한 브라질 갱 두목, 감옥서 숨져

기사등록 2019/08/07 17:12:33

브라질 마약 유통 장악한 갱단 두목

독방서 극단적 선택한 것으로 추정

브라질 감옥의 열악함 보여준 사건

【서울=뉴시스】 면회 온 10대 딸처럼 변장해 교도소를 탈출하려다 붙잡힌 브라질 갱단 두목이 감방에서 사망했다고 6일(현지시간)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경찰은 그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있다. 사진은 브라질 교정당국이 3일 온라인에 공개한 동영상 캡처. 2019.8.7.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10대 딸로 위장해 교도소를 탈옥하려다 붙잡힌 브라질 갱단의 두목이 6일(현지시간) 자신의 독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주 교정당국은 성명을 내고 그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작은 체구로 인해 '꼬마'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클라우비누 다 시우바(42)는 지난 3일 자신을 면회하러 온 19살 딸로 위장해 감옥을 나가려다 발각됐다.

브라질 교정 당국은 여장을 한 그가 긴 생머리 가발과 실리콘 마스크, 분홍색 티셔츠, 여성 속옷을 벗는 장면을 온라인에 공개하며 전 세계 언론의 이목을 끌었다.

경찰은 어린 소녀가 남자같이 걸어가는 모습에 의구심을 품고 그를 잡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 시우바는 리우데자네이루 내 마약 유통을 장악한 범죄조직 레드 커맨드(Red Command)를 이끌다 구속돼  73년에 달하는 중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이날  탈옥에 실패한 뒤 더 삼엄한 보안 시설을 갖춘 곳으로 수용됐다.

교정 당국은 그의 사망과 관련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브라질 교정과 관련 문제는 이미 여러차례 제기돼 왔다.

브라질 전역의 교도소에 수용된 수감자들은 약 75만명에 달해 관리조차 쉽지 않은 상태다.

지난주 브라질 북부 파라주(州) 아우타미라 지역의 교도소에서는 폭동이 일어나 62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5월에는 아마조나스 지역의 교도소에서 50여명의 수감자가 사망했다.

가디언은 다 시우바의 죽음은 브라질 교도소의 열악한 시설, 범죄조직 간 세력다툼 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굴욕적인'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극우 성향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 5일 경찰관이나 일반 시민이 범죄자를 살해할 경우 면책을 부여하는 극단적인 방안을 들고 나섰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범죄를 극적으로 줄이기 위해서 일선 경찰관들에게 법적 보호 장치를 마련해줘야 한다"며 "범죄자들은 길거리에서 바퀴벌레처럼 죽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신적 고통 등을 주변에 말하기 어려워 전문가 도움이 필요하다면 자살예방상담전화(1393), 자살예방핫라인(1577-0199), 희망의 전화(129), 생명의 전화(1588-9191), 청소년 전화(1388) 등을 통해 상담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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