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교회 측은 사실상 불복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세반연)는 6일 성명을 내고 "세습은 결단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제103회 총회결의와 준엄한 법의 가치를 따른 총회 재판국의 판결을 너무나 당연하다"고 환영했다.
명성교회가 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 재판국은 명성교회 설립자 김삼환(74) 원로목사의 아들 김하나(46) 위임목사의 담임목사직 청빙에 대해 무효라고 전날 밤 판결했다.
앞서 2017년 예장 통합 총회 재판국은 김 목사의 담임목사직 청빙은 유효하다고 봤다. 하지만 서울동남노회 비상대책위원회를 비롯 교회 세습을 반대하는 이들이 판결에 반발, 재심을 신청했다. 청빙은 교회법에서 개교회나 총회산하 기관이 목사를 구하는 행위다. 지난달 16일 예장 통합 총회 재판국이 이 신청에 대해 재심을 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전날로 미뤘었다.
세반연은 이번 판결에 대해 "재판국이 세습금지법의 실효성이 유효하다는 판결을 내림으로써 교단헌법 28조 6항이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조항에 '세습 금지'가 명문화돼 있다.
이와 함께 세반연은 "대형교회의 돈과 힘으로 노회와 총회 그리고 한국교회를 더럽히고 추락시키는 일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고도 해석했다. "한국교회뿐만 아니라 한국사회에서까지 손가락질의 대상이 된 교회와 교단은 금번의 일을 거울삼아 다시는 뼈아픈 역사를 반복하지 않도록 단속해야 할 것"이라는 강조했다.
명성교회가 김하나 목사를 청빙한 것을 불법세습으로 규정한 세반연 등 개신교 시민단체들은 불법으로 개신교 전체의 공공성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여왔다. 세습으로 일부 세력이 교회의 권력을 독점하고 있다는 비판도 해왔다. 예장 통합 교단 소속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생들도 명성교회 세습을 문제 삼고, 공동행동을 해왔다.
김 원로목사가 1980년 세운 명성교회는 등록 교인만 10만명에 달하는 초대형 교회다. 김 원로목사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장 등을 지낸 개신교의 얼굴로 통한다.
하지만 새 담임목사를 청빙하는 과정에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명성교회가 사실상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힘에 쏠리면서, 일각에서는 교단 탈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명성교회 측은 이날 오후 김하나 담임목사가 위임목사로서 사역을 중단 없이 지속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는 입장을 내놓았다. 교단 재판국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이다.
개신교계 안팎에서는 명성교회 측이 교회법에 따른 재판국 판결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사회법에 따라,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여지도 있다.
일각에서는 명성교회의 교단 탈퇴도 예상한다. 탈퇴가 현실화되면 초대형 교회라, 교단으로는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다만 명성교회도 이 답안지를 택할 경우, 교인 탈퇴 등을 감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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