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단일 'IMF 총재 후보' 선정에 난항…게오르기에바로 좁혀질까

기사등록 2019/08/03 04:31:16

정족수 확보에 실패

【워싱턴=AP/뉴시스】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세계은행 최고경영자(CEO). 2019.08.03.
【서울=뉴시스】남빛나라 기자 = 유럽연합(EU)이 차기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후보를 한 명으로 압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IMF 총재를 독식해온 유럽은 이번에도 유럽 출신 '세계 경제 대통령'을 내놓기 위해 한 명의 후보를 뽑기로 했지만 각국 이해관계가 얽혀 복잡한 상황이다.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이날 브뤼셀에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로 가게 될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의 뒤를 이을 후보 선출에 착수했다. 투표 결과 불가리아 출신인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세계은행 최고경영자(CEO)가 또 다른 후보인 예룬 데이셀블룸 전 유로그룹 의장(전 네덜란드 재무장관)을 제쳤지만 EU는 아직 최종 결정에 다다르지 못했다.

게오르기에바는 데이셀블룸과의 대결에서 28개 회원국 중 56%의 지지를 얻었다. EU 인구를 기준으로 하면 57%가 게오르기에바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하지만 인구 기준으로 65%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는 기준에 미치지 못해 북유럽 국가들이 이의를 제기했다. FT는 EU의 복잡한 가중투표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스웨덴과 네덜란드의 재무장관들이 거부 의사를 표시했다고 보도했다.

게오르기에바가 프랑스, 이탈리아, 동유럽의 지원을 받는 반면 데이셀블룸은 독일과 북유럽의 지지를 얻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프랑스는 게오르기에바가 승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스웨덴은 독일, 네덜란드 등 오래된 EU 회원국의 표가 동유럽 국가들보다 더 많은 가중치를 가져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EU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영국은 투표에서 기권했다. 영국은 IMF 총재 후보 선출에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조지 오즈번 전 재무장관을 총재 후보로 내세울지 고민 중이라고 FT는 전했다.

이제까지 동유럽 출신이 IMF 총재를 맡은 전례는 없다. 1953년생인 게오르기에바가 총재가 되려면 65세를 넘으면 총재가 될 수 없다는 IMF의 규정을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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