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부, INF 조약 공식 폐기…"원인은 미국"

기사등록 2019/08/02 20:47:39
【워싱턴=AP/뉴시스】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일(현지시간) 미 국무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미국은 러시아와 체결한 중거리핵전력무기(INF) 협정에 탈퇴한다고 밝혔다. 2019.02.01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미국이 2일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에서 공식 탈퇴한 데 이어 러시아도 INF의 효력이 중단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법률 정보 공시 사이트를 통해 "2019년 8월2일자로 1987년 12월8일 미국 측의 주도로 미국 워싱턴에서 옛 소련과 미국이 서명한 INF 조약의 효력이 미국 측의 주창으로 중단됐다"고 밝혔다.

미국은 2017년 초 러시아가 9M729 순항미사일(사거리 2000∼5000㎞)을 실전 배치하자 "INF 조약을 위반했다"고 비난하며 탈퇴를 선언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열린 태국 방콕에서 성명을 발표하며 "러시아는 (INF) 조약 폐기에 전적인 책임이 있다"며 비난하기도 했다.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은 냉전 시기이던 1987년 사정거리 500~5500km의 지상 발사 중·단거리 핵미사일을 폐기하겠다는 내용의 INF 조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미사일을 추가로 개발하거나 생산, 배치하지 않겠다는 데도 합의를 이뤘다.

이후 INF 조약은 세계 무기 조약의 초석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러시아가 INF 조약 내용에 어긋나는 무기를 개발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이들 조약에 파열음이 났다. 미국 역시 유럽과 함께 미사일방어(MD) 체계를 형성하며 러시아의 불만을 샀다.

AP통신은 INF 조약이 폐기된 가운데 현재 미·러 간 마지막 남은 군축 합의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 스타트·New START)'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체결된 뉴 스타트는 2021년 만료된다. AP 통신은 "현재 양국은 협정을 갱신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부연했다.

soun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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