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운동 전방위 확산...기업들 "찍히면 끝난다" 위기감도 확산

기사등록 2019/08/04 08:27:00 최종수정 2019/08/04 09:42:07

'화이트리스트 배제' 불매운동 격화 기폭제로

가짜 정보에 전전긍긍 "일본과 관계 없는데..."

제품 기업 신뢰도 떨어져 매출에 직격탄 우려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제외 합의가 사실상 실패한 1일 오후 서울 성동구의 한 지하철 역사 내에 일본의 경제보복와 아베를 규탄하는 내용을 담은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의 스티커가 붙어있다. 2019.08.01.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박미영 기자 = 일본산 불매운동이 장기화·정교화된 데 이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일본과 연관된 것이라면 모두 배척하는 ‘극단’으로 흐를 경우,  선의의 피해가 발생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 조치가 ‘화이트리스트 제외’에 이르면서 여론도 들끓고 있다. 한달 째 이어지고 있는 불매운동은 마트, 편의점, 온라인 할 것 없이 전 채널에서 이뤄지고 있다. 맥주, 음료, 과자, 간편식 등 식품은 물론 의류, 화장품, 가전 등 부문을 가리지 않고 확산하는 중이다. 

불매운동 수위도 높아져 유니클로의 경우 서울 종로 매장을 철수했다. 유니클로 측은 “임대 계약 기간이 끝난 것”이라 설명했지만 이전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철수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불매운동은 ‘사지 않는다’에 그치지 않고 일본 기업이 투자하거나 지분이 있는 한국 기업을 ‘색출’해 공공의 적으로 삼으려는 움직임도 있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 전반에는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소비재는 시민들 삶에 고관여 품목이다보니 일본과 관계가 있는 경우는 제품 이미지나 신뢰도가 떨어져 매출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가뜩이나 기업상황이 어려운데 소비 부진까지 더해져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일본산 제품을 수입 판매하는 업체들은 재고 처리 고민에 빠졌다. 할인 행사를 할 수도 없고 판매가 되지도 않아 “올해 장사는 망쳤다”는 말까지 나온다.

외식업계는 일본 원재료를 쓰지 않고 일본과 전혀 관계가 없는데도 일본 메뉴를 취급한다는 이유만으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자영업자의 피해가 우려되는 부분이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집’ ‘국내산 재료만 사용합니다’ ‘일본과는 무관합니다’라는 문구를 붙이는 식당들도 종종 눈에 띤다.
일본산 원재료 찾기는 식품업계, 뷰티업계를 긴장케 하고 있다.
특히 식음료의 경우 한동안 묻혀있던 방사능 문제가 다시 부상해 업체.들은 원재료에 대한 ‘현미경 점검’에 들어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본 프레임’에 갇히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며 “불매운동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동참도 하고 있지만 전혀 관계가 없는데도 언급될까 두렵다”고 호소했다.
문제는 확산하고 있는 가짜 정보를 차단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이미 ‘재팬 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몇몇 기업들은 여름 성수기에도 대규모 마케팅을 진행하지 못하고 몸을 낮추고 있다.

전문가들은 불매운동이 ‘애국 마케팅’으로 옮겨가는 긍정적인 움직임도 있지만 가짜 정보로 인한 역효과도 경계해야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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