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생산능력 역대최장 하락…경기지표 다시 뒷걸음(종합2보)

기사등록 2019/07/31 09:48:26

통계청, '2019년 6월 산업활동동향' 발표

생산 0.7% 하락…정보통신 등 서비스업 감소탓

소비 9개월만에 최대폭↓…기저효과에 투자는↑

동행·선행 경기지표 석달만에 다시 동반하락세

"제조업 수출비중 높아…대외변수 반영돼 암울"

"日규제, 코스피 등 중심으로 선행지수에 영향"

【세종=뉴시스】장서우 김진욱 기자 = 지난달 투자를 제외한 생산, 소비 등 주요 지표가 뒷걸음질했다. 생산은 두 달째 하락세인 데다 소비는 9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하락하면서 경기 부진 심화의 우려를 더 했다. 특히 제조업체의 생산능력의 전년 대비 하락세가 통계 작성 이래 최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걸로 나타났다. 투자의 소폭 반등세는 기저효과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현재와 미래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두 지표는 최장기간 동반 하락세를 잠시 멈췄다가 지난달 석 달 만에 다시 함께 뒷걸음질했다. 미·중 무역 분쟁과 더불어 일본 수출 규제까지 무역 악재가 겹치면서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진 않은 상황이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 6월 전(全)산업생산지수는 전월보다 0.7% 하락했다. 3~4월 상승하다 지난 5월에 이어 두 달째 하락세다.

3~5월 증가하던 서비스업 생산이 1.0% 감소했다.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 컴퓨터·시스템통합 및 관리업 등 정보통신 분야에서 4.2% 뒷걸음질했다. 소매판매가 줄면서 도·소매업(-1.6%)과 자동차 판매 등도 부진했다.

광공업 생산은 0.2% 소폭 증가했다. 하반기 휴대폰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디램(DRAM) 등 반도체(4.6%) 생산이 늘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도 증가하면서 전자 부품(3.2%) 등에서 호조를 보인 덕이다. 반면 자동차(-3.3%) 등에선 감소했다.

이런 덕에 제조업 생산도 0.2% 증가했다. 생산능력 대비 생산 실적을 의미하는 제조업 평균 가동률도 전월과 같은 71.9%를 기록했다. 다만 주어진 조건 하에서 사업체의 최대 생산 가능량을 의미하는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0.1% 하락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이 지수는 11개월째 하락하고 있다. 분기별로 보면 지난해 1분기부터 6분기 연속 하락하고 있는데, 이는 1971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처음이다.
【서울=뉴시스】3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6월 전산업생산지수는 전월보다 0.7% 하락했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보다 1.6% 내렸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생산능력지수는 일반적으로 적정 생산능력으로 보면 된다"며 "최근 생산이 부진한 데다 해외 생산이 많아지면서 국내 생산이 줄어들고 있어 생산능력 자체도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조업 시간 감소 등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출하 대비 재고 비율을 의미하는 재고율은 115.3%로 전월 대비 2.8%포인트(p) 하락했다. 김 과장은 "반도체 부문에서 생산 대비 출하가 늘었고 자동차의 경우 생산이 감소한 데 따라 재고도 감소했다"면서도 "출하가 의미 있게 증가한 편은 아니고, 재고율 감소를 흐름이 바뀐 것으로 해석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최근 승용차 판매가 부진하면서 내구재(-3.9%)가 감소한 데다 의복 등 준내구재(-2.0%),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3%)까지 모두 줄면서 전월보다 1.6% 내렸다. 감소 폭은 지난해 9월(-1.7%)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크다.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0.4% 증가했다. 지난 5월 7.1% 크게 감소했다가 한 달 만에 반등했다. 기계류(0.4%), 선박 등 운송 장비(0.6%) 투자가 모두 늘어난 영향이다.

김 과장은 "5월 감소 폭이 컸기 때문에 기저효과가 있었다"며 "지난달엔 반도체 제조용 기계가 늘었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2017~2018년 반도체 장비 투자 호황에 따른 기저효과가 남아 있어서 마이너스다. 최근 설비투자는 좋은 모습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이 3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19년 6월 산업활동동향을 설명하고 있다. 6월 전(全)산업생산지수는 전월보다 0.7% 하락했다. 이는 3~4월 상승하다 지난 5월에 이어 두 달째 하락세다. 2019.07.31. ppkjm@newsis.com
이미 이뤄진 공사 실적을 나타내는 건설기성도 0.4% 감소했다. 지난 4월부터 석 달 연속 하락세다. 건축(0.8%) 부문은 증가했으나 토목(-3.6%) 공사 실적이 줄어든 탓이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1p 하락했다. 지난해 4월부터 13개월 연속 하락하다가 올해 5월 반짝 반등한 뒤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수 구성 지표 중 건설기성액(-1.4%)과 소매판매액지수(-0.6%), 내수출하지수(-0.5%), 서비스업생산지수(-0.1%) 등이 전월 대비 부진했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전월보다 0.2p 하락했다. 선행 지표는 지난해 6월부터 10개월 연속 하락하다 올해 4월 반등한 후 5월부터 다시 하락세로 전환됐다. 구성 지표 중 건설수주액이 전월 대비 16.3% 주저앉으며 기여도가 컸다. 2016년 이래로 주거용 건축 수주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것이 반영됐다. 재고순환지표(-1.5%)와 코스피지수(-0.9%), 소비자기대지수(-0.9%) 등도 하락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올해 3월까지 역대 최장기간 동반 하락세를 보였었다. 지난달로 석 달 만에 이 같은 추세가 다시 나타난 셈이다. 김 과장은 "제조업 등에선 수출 비중이 높은데 대외적으로 무역 악재가 있어 (경기에) 좋진 않을 것"이라며 "향후 전망을 나타내는 지수에도 일부 반영돼서 좋지 않게 나온 것"이라고 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와 관련해선 "반도체 재고량이 아직 있어 다음달 지표에 바로 반영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코스피지수 등을 중심으로 선행 지표엔 일부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경제 정책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는 "미·중 무역 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글로벌 제조업 경기 등 세계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대외 여건이 악화돼 산업 생산 지표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하며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의 국회 통과 즉시 집행을 신속히 준비하면서 투자·수출·소비 활성화 등 경기 보강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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