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옛 농악고깔' 3곳만 전통유지…무형문화 보존 시급

기사등록 2019/07/29 14:20:23

허북구 박사 "전통문화 계승과 특성화 차원서 보존 방안 마련 필요"

【나주=뉴시스】이창우 기자 = 29일 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허북구 국장에 따르면 전남 주요 지역마다 농악대가 무형문화재로 지정돼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전통적인 농악대 고깔이 전승되고 있는 곳은 '진도 소포걸군농악', '구례 잔수농악', '담양 우도농악' 등 3곳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전남도 무형문화재 제17호로 지정된 진도 소포걸군농악대가 전통을 계승해서 사용하고 있는 농악대 고깔. 2019.07.29. (사진=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허북구 국장 제공) photo@newsis.com
【나주=뉴시스】이창우 기자 = 최근 베트남 전통 모자를 쓰고 전통 들노래 공연을 해 눈살을 찌푸리게 한 일이 발생한 가운데 전남 각 지역에서 사용되고 있는 농악대 고깔을 조사한 결과 보존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허북구 국장에 따르면 농악은 공동체 의식과 농촌 사회의 여흥 활동에서 유래한 대중적인 공연 예술의 하나이다.

한민족 전통문화 유산인 농악은 지난 2014년에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돼 세계인의 문화유산으로 발 돋음 했다.

전남에는 '구례 잔수농악'이 국가무형문화재 제11-6호로 지정된 가운데, '화순 한천농악', '영광 우도농악', '고흥 월포농악', '곡성 죽동농악', '진도 소포걸군농악'이 전남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나주=뉴시스】이창우 기자 = 29일 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허북구 국장에 따르면 전남 주요 지역마다 농악대가 무형문화재로 지정돼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전통적인 농악대 고깔이 전승되고 있는 곳은 '진도 소포걸군농악', '구례 잔수농악', '담양 우도농악' 등 3곳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전남도 무형문화재 제17호 우도농악 설장고 보유자 김동언 선생이 직접 제작·사용 중인 전통적인 담양 농악대 고깔. 2019.07.29. (사진=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허북구 국장 제공) photo@newsis.com
이같이 전남 주요 지역마다 농악대가 무형문화재로 지정돼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전통적인 농악대 고깔이 전승되고 있는 곳은 '진도 소포걸군농악', '구례 잔수농악', '담양 우도농악' 등 3곳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남의 각 지역별 농악대 고깔을 조사한 허북구 박사는 "전남에는 196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모란꽃·나팔꽃·담배꽃·접시꽃·벌꽃·깐꽃 등 지역 마다 마을에서 다양한 지화(紙花·종이로 만든 꽃)를 만들어 농악 고깔에 이용할 정도로 개성과 특색이 넘쳤었다"고 말했다.

이렇듯 다양한 특색을 자랑했던 농악 고깔은 1980년대 이후부터 제조 기능의 단절과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획일화된 디자인의 고깔이 대량 유통되면서 오랜 전통성과 지역별 특성마저 사라지게 했다.

허 박사는 "최근 지난 1950년대까지 나주에서 사용된 모란꽃 고깔을 복원해서 농악공연에 사용한 결과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전통문화의 계승 발전 차원에서 옛 것을 복원해 나가는 것은 의미 있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주=뉴시스】이창우 기자 = 29일 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허북구 국장에 따르면 전남 주요 지역마다 농악대가 무형문화재로 지정돼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전통적인 농악대 고깔이 전승되고 있는 곳은 '진도 소포걸군농악', '구례 잔수농악', '담양 우도농악' 등 3곳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1960년대 이전에 나주 농악대에서 사용되다 사라진 것을 최근 복원한 전통 농악대고깔.  2019.07.29. (사진=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허북구 국장 제공) photo@newsis.com
   
그는 이어 "남도 전통 무형문화 전승과 지역 특성에 맞는 농악 고깔 개발 차원에서 지역별로 전통적인 고깔에 대한 조사와 복원·전승 대책이 하루 빨리 마련돼야 하고, 지역별 특산 꽃을 이용한 고깔의 개발과 이용에 대한 논의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문헌상으로 '농악'(農樂)이란 말은 일제강점기인 1936년 일본인 학자 무라야마 지준(村山智順)이 발행한 '부락제'라는 책자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이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농악'이라는 명칭은 일제강점기에 앞서 19세기 후반 조선의 유학자들이 이미 만든 용어임이 밝혀지면서 이 같은 논란이 종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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