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여자 수영 최초 올림픽 金 시몬 매뉴얼, 이번 대회도 4관왕
신체특성·경제적 배경·인종차별 역사 등 '흑인 수영 취약 속설'은
【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흑인이 수영에 약하다'는 편견과 속설이 깨졌다.
흑인 여자 수영선수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시몬 매뉴얼(23·미국)이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폐막일인 28일 또 하나의 금자탑을 쌓았다.
매뉴얼은 이날 여자 자유형 50m 결승에서 우승, 이번 대회 4관왕(자유형 100m, 혼성 혼계영 400m, 여자 계영 400m)에 올랐다. 흑인 선수 최초로 세계수영선수권대회 2연패(100m)를 달성하기도 했다.
매뉴얼이 편견을 딛고 수영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기면서 '흑인이 수영에 취약하다'는 속설에도 관심이 쏠린다.
수영계 안팎에선 신체 특성상 체지방보다 근육 비율이 높은 흑인들이 물에 잘 뜨지 않아 물의 저항을 줄이는 데 불리하다는 의견이 있다.
또 하체 근육이 상대적으로 더 발달돼 육상·농구 등에는 유리한 반면, 상체 근력을 많이 활용하는 수영에 불리하다는 속설도 있다.
다만, 이 같은 의견과 속설은 잘못된 과학 지식이란 반박도 많다.
기반시설과 초기 강습 비용이 필요한 종목인 데다 여러 편견 때문에 흑인들이 수영을 회피하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선 수영에 인종 차별의 아픈 역사가 투영돼 있다고 주장한다.
1960년대까지 '백인이 수영장에서 흑인과 함께 수영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쫓아내거나 해코지를 하는 사례가 많았다는 설명이다.
이는 흑인이 수영할 기회를 줄였고, 흑인 수영선수가 많이 나오지 않는 배경으로 꼽히기도 한다.
매뉴얼은 지난 26일 세계선수권 100m 2연패를 달성한 직후 "많은 사람들이 제 실력을 의심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비난하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가진 수많은 목표를 위해 더욱 진중하게 노력할 수 있어서 인기가 많지 않은 것이 좋다"고 했다. 리우올림픽 당시엔 "이 금메달은 개인을 위한 게 아니다. 큰 의미를 지닌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매뉴얼의 열정과 끊임없는 도전 앞에 속설과 편견은 물론 물리학적 주장도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sdhdrea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