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호' 검찰, 집단지도체제 구축…동기들 전진 배치

기사등록 2019/07/26 18:42:42

사법연수원 23기, 주요 보직 곳곳에 배치돼

'檢 넘버2' 서울중앙지검장에 배성범 검사장

대검 차장·법무부 검찰국장도 동기들이 맡아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전날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19.07.25.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나운채 기자 = 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 검찰총장 체제 출범 후 처음으로 단행된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서 동기 기수인 23기들이 전진 배치됐다. 동기가 총장이 됐을 경우 옷을 벗던 검찰 내 관행에서 탈피하고, '집단지도체제'를 공고히 구축하겠다는 윤 총장의 의지로 풀이된다.

26일 검찰에 따르면 법무부가 이날 단행한 대검검사급 검사 신규 보임 및 전보 인사에 따르면 23기 검사장들이 검찰 내 핵심 보직 인사를 꿰찼다.

먼저 '검찰 넘버 2'로 불리며 국내 최대 규모의 서울중앙지검은 배성범(57) 광주지검장이 수장을 맡게 됐다. 서울중앙지검에서는 삼성 바이오로직스의 4조5000억원대 분식 회계 의혹 및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 수사 등 각종 기업 관련 중요사건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또 서울중앙지검은 박근혜·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 '사법농단' 의혹 등 사건에 대한 재판 공소 유지 등도 함께 맡고 있다. 국내 주요 사안을 처리해야 할 막중한 역할이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주어진 셈이다.

100명이 넘는 현직 국회의원이 대상에 오른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관련 고소·고발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서울남부지검의 수장은 윤 총장 동기 송삼현(57) 검사장이 맡게 됐다.

서울남부지검은 경찰이 사건을 송치하는 대로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송 검사장의 수사 지휘와 기소 여부 결정에 따라 각 정당의 총선 전략 등에 큰 영향이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더군다나 서울남부지검은 금융범죄중점검찰청이다. 윤 총장이 취임사에서 '공정경쟁' 등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향후 이뤄질 재계·금융 관련 수사에서 큰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서울=뉴시스】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된 배성범(왼쪽부터) 광주지검장, 대검찰청 차장에 임명된 강남일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법무부 검찰국장에 임명된 이성윤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2019.07.26.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중앙지검·남부지검뿐만 아니라 서울 북부·서부지검에도 각각 동기인 오인서(53)·조상철(50) 검사장이 보임됐다. 조남관(54·24기) 서울동부지검장을 제외하면 중앙지검을 포함해 서울 동·남·북·서 5곳중 4곳을 윤 총장 동기가 맡게 되는 셈이다.

윤 총장을 보좌할 대검찰청 차장검사에도 동기가 배치됐다. 이날 강남일(50) 검사장은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에서 대검 차장검사로 보임됐다. 윤 총장의 지근거리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검찰 개혁 현안을 관리해야 할 위치에 놓인 것이다.

검찰 인사·예산 등을 총괄하는 핵심 보직인 법무부 검찰국장 자리는 이성윤(57) 검사장이 맡았다. 이밖에 구본선(51), 이정회(53), 고기영(54) 검사장은 각각 의정부지검과 인천지검, 춘천지검을 책임지게 됐다.

법무부는 "종래 신임 검찰총장 취임 시 사법연수원 윗 기수와 동기 검사장들이 모두 용퇴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검찰총장의 지휘를 받는 고검장급 및 검사장급에 윗 기수와 동기가 다수 보임됐다"며 기수와 서열 문화를 탈피한 보직 부여가 이뤄졌다고 자평했다.

법조계에서는 이같은 인사가 조직 안정 차원에서 단행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총장이 검찰총장으로 파격 승진한 점, 동기들보다 나이가 많아 '형님 리더십'이 있다고 평가받는 점 등을 종합해봤을 때 검찰 내부 동요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것이다.

na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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