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메모리 업황 부진에 감산 결정...반도체 업계 영향은?

기사등록 2019/07/28 09:28:00

SK하이닉스, 업황 회복 더지자 감산 카드 꺼내...여파 확산

글로벌 1위 삼성전자 감산 결정 여부 관심..31일 콘콜 주목

【서울=뉴시스】이종희 기자 = SK하이닉스가 업황 부진으로 인해 메모리 감산을 공식화했다. 공급 과잉으로 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감산을 통해 부진을 탈출하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메모리 업계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과점하는 형태다. 이번 SK하이닉스의 감산 결정은 마이크론에 이은 두 번째로, 업계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을 두고 관심이 쏠린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업황 부진을 탈출하기 위한 조치로 감산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SK하이닉스는 "D램은 생산 캐파(CAPA, 생산능력)를 4분기부터 줄인다"며 "최근 성장세에 있는 CIS(CMOS 이미지 센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하반기부터 이천 M10 공장의 D램 캐파 일부를 CIS 양산용으로 전환한다"고 말했다. 지난해보다 10% 이상 줄이겠다고 밝힌 낸드플래시 웨이퍼 투입량도 15% 이상으로 줄일 예정이다.

투자 규모도 줄인다. SK하이닉스는 청주 M15 공장의 추가 클린룸(Cleanroom) 확보와 내년 하반기 준공 예정인 이천 M16 공장 장비반입 시기도 수요 상황을 고려하며 재검토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의 감산 결정은 2분기 실적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2019년도 2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6조4522억원, 영업이익 637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8%, 89% 줄어든 수치다. 매출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하는 영업이익률은 9.9%에 그치며 두 자릿수 아래로 추락했다.

글로벌 반도체 업계는 연이은 악재로 신음하고 있다. 공급 과잉으로 인해 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있지만 서버 고객사의 수요 회복은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실적 부진의 배경으로 서버용 D램 수요가 여전히 부진하다는 점을 꼽았다.

여기에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와 일본 정부의 반도체 필수 소재 규제 조치로 인해 시장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화웨이 제재로 모바일 D램 시장에 여파가 미쳤다. 수출 규제로 글로벌 1, 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생산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연이은 악재에 대응하기 위해 반도체 업계가 내놓은 대책은 감산이다. 글로벌 3위 메모리 업체인 마이크론은 지난 1분기 감산을 공식화했다. 낸드플래시 업체인 도시바도 감산을 결정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글로벌 1위 업체인 삼성전자 역시 감산에 나설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인위적인 생산 감축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향후 '라인 옵티마제이션(최적화)'를 통한 부분적인 감산 의지를 드러냈지만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오는 31일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반도체 업계 전체로 퍼지고 있는 감산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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