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의 봄' 튀니지의 첫 민선 에셉시 대통령, 현직타계

기사등록 2019/07/25 20:49:56
2018년 10월 튀니지의 에셉시 대통령    AP
【튀니스=AP/뉴시스】김재영 기자 = 아랍의 봄이 시작된 북아프리카 튀니지에서 최초로 민주적 경선에 의해 당선됐던 베지 카이드 에셉시 대통령이 92세로 타계했다.

에셉시 대통령은 25일 아침 군 병원에서 사망했다. 그는 아랍의 봄 봉기 3년 후인 2014년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됐다.

수도 튀니스의 행상 청년 분신에서 촉발된 아랍의 봄으로 튀니지 장기 독재정이 무너졌으나 이후 이슬람주의 근본주의 세력이 위세를 떨치며 국정이 혼란스럽자 88세의 에셉시는 중도주의 정치 운동을 재개하며 출마, 당선됐다.

많은 아랍권 나라에 비해서는 민주적이고 온건한 체계가 갖췄다고 할 수 있는 튀니지지만 에셉시 대통령 정부는 이슬람주의 세력의 테러가 간헐적으로 발생하고 경제 위기도 겹쳐 번영과 지속적인 안정을 확보하는 데는 실패했다. 
 
에셉시는 튀니지가 1956년 프랑스 식민지에서 독립하는 데 앞장선 주요 인사 중 한 명이며 변호사였던 그는 튀니스 국부 대통령 하비브 부르구이바 정부에서 1986년까지 국방장관, 외무장관 및 내무장관을 역임했다.

부르구이바 대통령이 1987년 지네 엘아비디네 벤 알리의 무혈 쿠데타에 의해 축출되자 에셉시는 정계에서 물러나 변호사 및 작가로 조용하게 살았다. 2011년 청년의 분신은 민중 봉기로 이어져 알리 대통령의 25년 정권이 무너졌고 민중 봉기는 이웃 이집트, 리비아, 모로코에 이어 중동의 예멘과 바레인까지 번져갔다.

튀니지는 알리 정권 붕괴 후 상당한 정치적 자유가 확보되었지만 2011년 이후 무려 9개 정부가 들어섰고 빈곤과 실업 및 민주주의에 대한 환멸감을 해소하는 데 모두 실패했다.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박물관 및 해변 테러로 해외 관광객들이 급감하는 사태도 맞았다. 

에셉시 대통령은 올 1월 "민주주의는 8년의 시간으로 세워질 수 없다:면서 "가시적인 결과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좀 더 젊은 사람이 나라를 이끌어야 한다면서 올 11월 대선에는 출마하지 않겠다고 최근에 공표했다.


kj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