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구미형 일자리' 투자촉진 상생 모델로 '주목'

기사등록 2019/07/25 17:18:20

광주에 이은 상생형 지역일자리 모델 제시

투자촉진형으로 기업이 100% 투자

신성장 배터리 양극재 생산으로 자체조달↑

【구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경북 구미 구미코에서 열린 상생형 구미 일자리 투자 협약식에서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와 대화하고 있다. 2019.07.25.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지은 기자 = LG화학이 경북 구미시에 배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 공장을 짓는 상생형 지역일자리 모델을 제시하며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광주에 이은 두 번째 상생 모델로 일본의 수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신성장 사업 투자여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근로자의 임금 수준을 낮추는 방식보다는 기업들이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투자 촉진형' 모델이어서 제2·3의 구미형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감지된다.

LG화학은 25일 경상북도, 구미시와 양극재 공장을 신설하는 '상생형 구미 일자리'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구미시 국가산업 5단지 내 6만여㎡ 부지에 배터리 양극재 공장을 건설한다.

양극재는 배터리의 4대 핵심원재료(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 중 하나로 배터리 재료비의 약 40%를 차지한다. 가장 중요한 원재료로 기술 장벽이 높은 고부가 산업이다.

신설 공장은 내년 중 착공해 투자가 완료되는 2024년 이후에는 연간 약 6만t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6만t은 고성능 순수 전기차(380km 이상 주행이 가능) 기준 약 50만대의 배터리를 제조할 수 있는 규모다. 

이번 투자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급성장에 따라 양극재 생산 확대가 필요했던 LG화학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업 유치에 나섰던 구미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LG화학은 기존의 청주, 익산과 더불어 구미에 양극재 공장을 신설함으로써 ▲배터리 핵심 원재료의 내부 수급 비중 확대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 ▲원가 경쟁력 강화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투자는 일본의 수출 규제가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결정이어서 시장이 더욱 주목하는 분위기다.

전날 정호영 LG화학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은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배터리 양극재의 자급 비중은 20%로, 나머지 80%는 일본·중국 등 협력사로부터 구매하고 있다"며 "향후 내재화율을 35%까지 확대하고, 협력업체를 합치면 국내에서 조달하는 소재 비중이 3~4년 후에는 50%에 이를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LG화학은 배터리 양극재 내재화율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방침으로, 이번 구미 공장과 더불어 기존 2만5000t 규모의 청주공장의 생산능력도 현재의 두 배 이상으로 증설할 계획이다.
 
이날 구미시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도 구미형 일자리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일본 수출 규제 등 우리 경제의 대내외적 조건이 어려운 이때, 구미는 상생형 지역 일자리로 경제활력의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했다"며 애써준 노동계와 시민사회, LG화학 관계자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구미형 일자리는 상생형 일자리 중 최초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제조업 부흥을 이끌 신산업에 대한 투자"라며 "핵심소재의 해외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국가적 과제인 지금, 구미형 일자리 협약은 우리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바라는 산업계와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반겼다.

LG화학도 이번 투자가 배터리 사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중요한 기점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신학철 부회장은 이날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매출은 지난해 6조5000억원 수준에서 2024년에는 31조원 이상으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구미 공장은 여기에 필요한 양극재를 공급하는 핵심 거점으로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이번 구미 공장 건설과 더불어 기존 청주 공장의 증설도 함께 진행할 예정으로 투자가 완료되면 LG화학 양극재 생산의 70%가 국내에서 이뤄지면서 소재 국산화율 제고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je13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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