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국들, 英 주도 호르무즈 호위작전에 긍정적 반응

기사등록 2019/07/24 12:05:24

프랑스, 이탈리아, 덴마크 등 지지 표명

이란은 "불안감 조성" 이유로 거부

【테헤란=AP/뉴시스】이란에 나포된 영국 유조선 스테나 임페로호가 20일 이란의 반다르 아바스 항에 정박해 있는 사진. 이에 대해 영국 하원 군사위원회는 유조선 나포에 대한 무력 대응은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20일 밝혔다. 2019.7.21 .
【서울=뉴시스】권성근 기자 = 영국 정부가 이란의 자국 선적 유조선 스테나 임페로호를 억류한 것과 관련해 걸프해역에서 유럽 주도 호위작전을 추진하고 있는데 대해 유럽 국가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같은 반응은 지난달 말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의에서 미국이 유사한 내용을 제안했을 때 유럽 국가들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던 것과 대비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이탈리아, 덴마크 등 일부 유럽 국가 고위 외교관들이 2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외교사절 모임에서 영국의 제안에 호응을 보였다. 모임에 참석한 한 유럽연합(EU) 고위 외교관은 "미국의 요청에 비해 영국의 요청은 유럽인들이 더 쉽게 움직일 수 있는 요소가 된다"며 "항해의 자유는 필수적으로 이란에 대해 최대한의 압박을 가하려는 미국의 전략과는 분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걸프해역에서의 호위작전에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미국이 직접 개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세계 원유 생산량의 5분의 1이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앞서 제러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은 22일 영국 의회에서 유럽 주도 호위작전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헌트 외무장관은 이날 영국 의회에서 이란이 스테나 임페로호를 나포한 데 대해  "이란은 국가 차원의 해적 행위를 하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이란의 도발에 맞서 공동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란의 유조선 나포는 오히려 서방 국가들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서방의 군사력 발자국을 더욱 크게 할 뿐이라는 사실을 알아야만 한다고 경고했다.

헌트 외무장관은 또 자신이 제시한 유럽 주도 호위작전은 미국의 대이란 정책인 이란에 대한 최대한 압박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또 유럽 주도 호위작전과 관련해 오만, 미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핀란드, 스페인, 덴마크 외교장관과 접촉했다고 말했다.

이란은 2주전 영국령 지블롤터 해협에서 자국 유조선이 나포된 것에 맞서 스테나 임페로호를 나포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란은 역내 해상로 안전 확보는 주변 국가들에 맡겨야 한다며 영국의 제안에 대해 거부감을 드러냈다고 가디언이 23일 보도했다.

에샤크 자한기리 이란 수석부통령은 "역내의 이런 형태의 연합체들이나 외국인들의 존재는 그 자체가 불안감을 조성할 것"이라며 영국 정부의 제안을 배척했다.

ksk@newsis.com

관련뉴스